경제위기에 결정적 영향 끼친 '버블'의 역사와 교훈
왜 경제위기는 계속 반복되는가
오늘날 금융 시장 이해와 연계 설명
지금 세계는 미·중 갈등, 관세 전쟁, 인구 감소, 기후 위기 등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새로운 부의 기회를 포착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투기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상태를 뜻하는 ‘버블’은 경제 위기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다. 이 책은 거대한 부의 전환점을 가져온 ‘버블’ 사건을 되돌아본다.
1907년 미국의 금융공황, 1980년대 일본의 버블경제,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1년 IT 버블 등 일곱 가지 버블 사건을 사회·경제적 맥락으로 조망한다. 이어 금융 버블과 낙관론, 정책 버블 등 세 가지 관점으로 버블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특히 한국의 경제 위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들도 자세히 서술했다. 국가부도 직전까지 갈 만큼 위험했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외국 자본에 의존하며 투기 성향이 높은 부문에 금융기관이 투자하다 실패한 ‘금융 버블’의 대표적인 사례다.
코인이나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에 투자하는 최근의 시장은 2000년대 초 IT 혁신이 가져올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하면서 부실한 벤처 기업까지 제대로 된 검증없이 투자하다 실패한 IT 버블(닷컴 버블)을 연상케 한다고 진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면서 파격적인 고율 관세 정책을 밀어부치는 상황은 대표적인 ‘정책 버블’ 사례인 1980년대 일본 버블 경제와 유사하다.
저자는 과거의 버블에서 교훈을 얻더라도 오늘날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버블을 발생시킬 수 있는 맥락을 이해하고 실제 투자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의 2부에서는 버블을 구성하는 요소와 원인, 금융시장의 스크리닝과 모니터링 등 신용 관리와 비용의 문제, 빅테크 금융의 특징, 무형자산의 시장 상황과 작동 방식,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과 다각화 등 오늘날의 투자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자세히 설명하고 투자의 원칙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투자는 단순히 돈을 잃고 말고의 문제를 떠나 남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연히 투자했는데 높은 수익을 얻었다는 풍문이나 정보가 불분명한 투자처에 무작정 투자할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버블의 파도에 휩쓸려 소중한 자산을 잃을 수 있다.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능이 아니라 기질이 중요하다’는 말처럼, 투자자는 다수의 사람들과 있을 때 즐거움을 얻거나 군중에게서 완전히 멀어짐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잘못된 투자정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야 한다. SNS 등 빠르게 정보가 확산되기 쉬운 세상에서 버블을 투자의 기회로만 인식하고 과도한 레버리지에 의존한다면 위기의 순간을 모면할 수 없다고 했다.
저자는 “거시 경제의 시각으로 경제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다양한 현상을 관통하는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면서 달콤한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복잡한 경제를 공부하는 힘든 과정이 필요함을 거듭 역설한다. 홍기훈·김동호 지음 / 청림출판 / 308쪽 / 2만 원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