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인력들 일 못하게 막은 부산 택배기사들 ‘벌금형’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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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7명에 70만·100만 원 선고
택배기사들 “업무 방해 해당하지 않아”
재판부 “대체 기사 투입, 정당한 업무”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 DB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 DB

부산에서 대체 인력 투입에 반발해 점장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택배기사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허성민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배기사 2명에게 벌금 100만 원, 5명에게 벌금 7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택배기사 A 씨 등 7명은 2021년 10월 부산 동구 택배 화물 분류장에서 택배회사 점장 B 씨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B 씨에게 대체 배송을 지시받은 택배기사들이 택배물을 싣지 못하게 막거나 짐칸에 넣어둔 택배물을 밖으로 빼낸 혐의를 받는다. 한 택배기사는 택배 차량을 가로로 주차해 다른 차량 접근을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 소속 A 씨 등은 점장인 B 씨가 다른 택배기사들에게 대체 배송을 지시한 데 반발해 행동에 나섰다. B 씨는 일부 택배기사가 오전 11시나 낮 12시 이후 도착한 화물은 당일 배송을 거부하자 다른 택배기사들에게 일을 시켰다.

재판 과정에서 A 씨 등은 “택배 배송은 택배기사 업무일 뿐 점장 B 씨 업무가 아니다”라며 “대체 택배 배송을 하면서 정식 등록된 차량이 아니라 일반 트럭을 이용한 건 불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업무방해 행위가 될 정도로 위력을 행사하지 않아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냈다.

재판부는 “A 씨 등이 점장 B 씨의 정당한 배송 업무를 방해한 게 인정된다”며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화물을 고객에게 배송하는 건 점장 B 씨 업무에도 해당한다”며 “고객 배송 일정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 대체 택배기사를 투입한 건 자신의 업무를 처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 씨 등은 해당 화물을 담당하거나 B 씨와 위탁 계약을 체결한 택배기사도 아니다”라며 “적법한 쟁의 행위로 대체 택배 배송 업무를 저지할 권한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민주노총 소속 택배기사들과 사업자 사이에 근로조건 등에 관한 다툼이 있다고 해도 담당 택배기사들이 당일 배송을 거부했다”며 “당일 배송을 위해 대체 기사를 투입한 게 위법한 대체 근로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상적 업무 상황에 일반 화물차를 투입한 건 아니었다”며 “택배 배송 작업을 중단하게 만든 건 물리력과 유형력을 행사한 것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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