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형제복지원·선감학원 국가 소송 상소 않기로
법무부 5일 “항소나 상고 하지 않겠다”
“국민에게 충분한 배상 필요하다 판단”
형제복지원 재판이 진행 중인 부산 법원 청사. 부산일보 DB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에 정부가 항소나 상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법무부는 5일 “원칙적으로 국가가 제기한 상소(항소·상고)를 일괄 취하하고, 향후 선고되는 1심 재판도 추가적 사실 관계 확정이 필요한 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상소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에선 형제복지원 피해자 652명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 111건, 선감학원 피해자 377명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 42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그간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 사건 관련 국가 배상 소송에서 일괄된 배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로 상소를 진행했다.
법무부는 국가 불법 행위로 인권이 침해된 국민에게 충분한 배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피해자 권리 구제를 충실하고 신속하게 실현하기 위한 결정이라 설명했다.
법무부는 “법률상 근거 없이 민간 시설에 아동을 강제 수용한 점에서 선감학원 사건도 형제복지원 사건과 불법성 크기나 피해 정도가 다르지 않다”며 “소송으로 인한 피해자 고통이 지속돼선 안 된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제복지원이나 선감학원 사건 외에도 국가 불법 행위 피해자가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 사건에 대해 신속한 권리 구제를 통해 피해자 고통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 형제복지원에선 3만 8000여 명이 민간 시설에 강제 수용된 상태로 강제 노역과 폭행, 가혹 행위가 이뤄져 650명 이상이 사망했다. 선감학원에는 1950년께 아동 4700여 명이 강제수용된 바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날 정부가 상소(항소·상고)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은 “국가가 진실 규명 취지에 맞는 책임을 통감하고 국가배상청구 소송에서도 상소 취하, 포기 결정을 한 것이 신속한 권리 구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