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슈퍼 외교 시즌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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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을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난 15일 미러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종전과 평화협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유럽 등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영토 할양과 구체적 안전 보장 방안을 두고 깔끔한 종전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개연성도 없지 않다. 아무튼 러-우 양자 회담, 미국을 끼운 3자 회담 등 앞으로 3~4주가 매우 분주할 것 같다.

인드라망,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전쟁 발발 75년을 넘기고도 휴전 체제인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일본과 미국 정상을 연달아 만난다. 관세협상 등 경제 관련 현안이 많지만, 동아시아 안보 문제는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재시도하려 하고, 2018년 6월 북미 싱가포르 선언을 대화 재개의 시작점으로 인정하는 한미 공동선언문을 예상하는 분석도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5일 트럼프와 만나기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화로 회담 주제를 공유했다. 지난해 6월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맺은 북과 러시아는 회담 후 결과도 공유했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인도-파키스탄, 6월 콩고민주공화국-르완다, 이란-이스라엘, 7월 태국-캄보디아, 8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등 지구 곳곳의 길고 짧은 분쟁을 중재하고 있다. 관세협상 타결과 동시에 한미 정상회담을 요청한 것을 보면 한반도 종전선언을 기대하는 심리도 무리는 아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G7정상회의에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으로부터 “9월 유엔총회에 와서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며 초청을 받았고, 마침 9월 우리나라가 안보리 순회 의장국 순서인데다 10월 31일~11월 1일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홍보할 필요성도 커 이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숨가쁜 외교 일정 속에 동아시아에 평화의 기류가 깃들기를 기대해본다.

동남권을 북극항로 전진기지로 키우겠다는 이재명 정부 공약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해제와 자유로운 통항이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다. 미러가 이에 합의했거나 한다면, 북극 야말(러시아)과 알래스카(미국)의 천연가스를 자유롭게 거래하는 시장을 부산항 앞에 만드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세계 1~3위 천연가스 소비국이 중국 일본 한국이니 말이다.

평화가곧 경제이자 성장이다.

이호진 선임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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