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제거하면 고령층 ‘뼈 건강’에 도움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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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연구 결과
제균 때 골다공증 위험 감소
70세 이상 위암 예방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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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유발요인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는 치료가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연구로 입증됐다. 70세 이상 고령층의 위암 예방과 사망률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건강한 노년을 위한 치료법으로 주목된다.

21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의 지원을 받은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이 2003년~2023년 최대 20년(평균 10년)간 헬리코박터 검사를 받은 성인 846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헬리코박터균을 성공적으로 제균한 그룹(730명)의 골다공증 발생률은 24.5%였다. 제균 치료를 하지 않은 그룹(116명)의 골다공증 발생률(34.5%)보다 낮으며, 골다공증 발생 위험 역시 2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의 경우 제균 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 치료를 받은 경우에 비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1.5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에서는 제균 치료와 골다공증 예방 사이 뚜렷한 통계적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성차기반 소화기계질환 진단·치료기술 개선 및 임상현장 적용’은 국제학술지 ‘장과 간’에 실렸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된 흔한 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17년 기준 국내 16세 이상 유병률은 44%로, 소화성 궤양을 비롯해 조기 위암, 위 림프종 등이 있는 경우 제균 치료에 들어간다. 최근 들어서는 전신 염증 반응을 통한 다양한 질환 유발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이 같은 전신 염증 반응은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골다공증은 국내 50세 이상 여성의 40% 정도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노인 사망률을 높일 수 있어 위험한 질환으로 평가된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정윤숙 교수 연구팀이 2009~2011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20세 이상 성인 91만 6438명을 2021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70대 이상 고령층의 위암 발생률은 일반 인구집단 대비 52%,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34% 낮았다. 젊은 층 뿐만 아니라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위암 예방과 사망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는 항생제 처방 부담과 기저질환 등으로 인해 시행 여부를 놓고 이견이 많았는데, 이번 연구로 고령층에서 제균 치료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 학술지 ‘소화기학’에 게재됐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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