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서 대외 외교 숙원 ‘원자력협정 개정’ 가시화 되나
한미 이번 회담 계기에 협정 개정 논의 개시 공식화 전망
대통령실 “회담 의제이며, 진전을 만들어보겠다는 입장”
포화 사용후 핵연료 처리 재처리 역량 확보 등 이점 상당
다만 기존에 난색 표현 미국 수용 의지 있는지는 불투명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일본 도쿄의 한국프레스센터가 마련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 방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회담에서 원자력 협정 개정에 대한 논의와 연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논의 및 연구를 개시한다는 내용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 발표문에 포함되거나, 양국 정상의 언급을 통해 확인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 21일 방미한 조현 외교부 장관과 22일 미국에 도착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미국 측과의 협의에서 이 문제를 조율했다. 조 장관과 김 장관은 22일 미국 측 관련 부처 장관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회동했다. 앞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은 오래된 현안이고, 우리는 오랫동안 이 협정과 관련해 노력해왔다”며 “한미 정상회담 의제라고 할 수 있다. 정상회담 계기에 진전을 만들어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범위와 권리·의무 등을 규정한 것으로,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와 고농축 우라늄 생산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협정은 2015년 개정 당시 연구 목적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20% 저농축 우라늄 생산이 가능해졌지만, 국내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이 2030년 이후 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추가 개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국 측이 원하는 협정 개정 방향은 결국 ‘우라늄 농축’(이하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이하 재처리) 역량 확보를 통해 ‘핵연료 주기’를 완성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간에는 없는 이 제한을 완화 내지 해제하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 대미 외교의 오래된 숙원 사업이었다. 농축 및 재처리 시설 확보는 산업·환경 측면의 이점은 물론 북핵 위협과 관련한 안보상 함의도 작지 않다.
다만 한국이 농축 시설과 재처리 시설을 갖추는 것은 핵무기의 원료로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 추출의 잠재 역량을 확보하게 되는 일이라는 점에서 핵비핵산 문제에 예민한 미국 정부가 우리 측 요구에 얼마나 수용 의지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