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산업 재편 방안, 수익성 향상 한계…추가 감축 필요”
현대차증권 “산업 구조조정 첫 삽은 의미”
“국내 인구구조상 에틸렌 수요 매년 감소”
“전동화 추세로 정유사 석화 증설 이어져”
LG화학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정부가 국내 10대 석유화학 업체들과 맺은 구조조정 개편안에 대해 “단기간에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나 수익성이 가시적으로 높아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대차증권은 25일 “산업 구조조정의 첫 삽을 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이처럼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설비 폐쇄 또는 통합 과정에서 자산 가치 현실화로 인한 재무상태표(BS)와 손익계산서(PL)상 이슈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어 “이번 캐파(생산능력) 감축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감축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20일 10대 석화업체들과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자율 협약식’을 열고 국내 납사분해설비(NCC)를 25%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며 연말까지 사별로 자구안을 내놓도록 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에틸렌 수요는 424만 t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4% 감소했다. 2021년을 기점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과거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세계화가 진전하면서 중국 생산→한국 중간재→최종 소비 미국이라는 구조에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화가 후퇴하면서 많은 생산 설비가 미국 등으로 이전하고 있고, 중국 역시 내수에 중점을 두는 경제체제로 전환하면서 과거와 같은 무역 구조 내에서 수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증권은 “국내 인구가 줄어드는 구조를 감안하면 한국 내수 에틸렌 수요는 장기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국내 캐파가 일부 감축된다고 하더라도 주요 화학 제품의 수출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현대차증권은 이에 대해 “중국, 동남아 등의 자급률 상승 등으로 악화하는 수출 환경에 장기간 노출돼야 함을 의미해 리스크가 큰 폭으로 축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동화 추세에 따라 석유 수요의 50%를 담당하는 자동차용의 필요성이 감소한다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정유사와 산유국들이 석유 사업의 대안으로 석화 사업 확대를 위한 설비 증설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중국 국영 에너지·화학기업 시노펙은 2024년 연간 실적 발표에서 ‘중국 정부가 국내 연료 수요 축소로 화학제품 생산을 증대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헌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중국의 휘발유 수요는 이미 2023년 피크(정점)를 기록하고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산유국과 정유·화학 통합설비들의 원가경쟁력이 (한국 석화업체들에 비해) 높고, 한국이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특정 영역을 제외하고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전기요금 상승 역시 부담”이라며 “기대가 너무 앞설 필요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