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공공·기업·미디어의 성별 다양성’ 고민한다… 한국여성기자협회 ‘제3회 한일여성기자포럼’ 개최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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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여성 기자 및 전문가 모여 ‘성별 다양성 현황과 해법’ 모색


지난해 열린 제2회 한일여성기자포럼 행사 모습. 한국여성기자협회 제공 지난해 열린 제2회 한일여성기자포럼 행사 모습. 한국여성기자협회 제공

한국과 일본의 여성 기자들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분야별 성별 다양성’을 주제로 포럼을 연다.

한국여성기자협회(회장 하임숙)는 5일 오전 10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일 공공·기업·미디어의 성별 다양성’을 주제로 ‘제3회 한일여성기자포럼’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2023년 시작된 한일여성기자포럼은 해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은 물론 양국 여성 기자들이 유대감을 다지는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포럼에는 이혜훈 한국여성의정 상임대표와 김효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가와세 가즈히로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 등 내외빈 100여 명이 참석하며, ‘정·관계 여성 비율 세계 최하위 수준, 왜’ ‘기업 내 유리천장과 고용차별’ ‘미디어에 드러난 여성 과소 대표성’ 등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구조적 사회문화적 장벽과 소극적 제도 설계가 원인”

한국은 2024년 22대 총선에서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처음으로 20%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34.0%)보다 13.7%p나 낮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차별적 고정관념과 남성 중심 정치문화, 소극적 제도 설계”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구 후보 30% 공천 의무화 등 제도 개선과 여성의 실질적 대표성을 확대할 수 있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본 민영 TBS방송 ‘news23’의 미야모토 하루요 편집장은 ‘정치는 남성의 것’이라는 인식 속에 일본 여성 정치인들이 겪는 성희롱 등 구조적 장벽을 생생하게 전한다. 또 지난 7월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극우 성향 참정당의 돌풍으로 드러난 ‘백래시(변화에 대한 반발)’ 현상도 주목한다. 그는 “참정당 지지자는 67%가 남성이고, 70%가 젠더 평등 정책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불안이 여성과 외국인 배제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김경선 한국공학대 석좌교수(전 여성가족부 차관)는 “여성 대표성 강화의 효용성을 입증하는 객관적 지표 발굴” 등을 제안했고, 오가와 미사 교도통신 사회부 차장은 “일본의 ‘도도부현판 젠더갭 지수’처럼 지역별 성평등 수준을 가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윤정아 문화일보 정치부 차장은 “리더급 여성 정치인들은 동료 ‘대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세력을 만들려 하면 ‘기가 세다’고 배척당하는 현실을 제도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열린 제2회 한일여성기자포럼 모습. 한국여성기자협회 제공 지난해 열린 제2회 한일여성기자포럼 모습. 한국여성기자협회 제공

◆“유리천장 현황을 데이터로 보여주고 제도를 고치자”

윤훈상 삼정KPMG 전무(SG본부 인사·조직 컨설팅 리드 파트너)는 한국 여성의 대학 졸업률은 남성을 앞선 지 오래됐지만, 성별 고용률이나 임금 등은 OECD 평균보다 훨씬 떨어지는 현실을 데이터로 보여준다. 또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을 확보하고,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운영 중인 롯데그룹과 여성관리직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 유니레버의 사례를 소개한다.

세키 유코 닛케이 아시아 부그룹장은 일본 경제계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를 전한다. 여성 이사가 없다는 이유로 의결권을 가진 기관투자가 상당수가 회장의 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던 캐논과 여성 임원 비율을 1년 만에 이례적으로 끌어올린 이토추 상사의 사례 등을 통해 ‘남성 편향’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일본 기업의 노력들을 얘기한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32년간 직장생활을 거쳐 기업 대표까지 오른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이사는 수년째 최하위권인 한국의 유리천장지수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현황을 지표화해 제도를 고치고 또 인식을 개선하는 해법”을 제안한다. 방송국 기자로 재직 중인 히로세 유미는 자신이 직접 출산과 육아로 겪었던 불이익 사례를 전하면서 육아휴직 등을 ‘경력의 단절’이 아닌 ‘경력의 일부’로 보는 문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성열 법무법인 새별 대표변호사는 “법과 제도에 강력한 제재와 실질적 인센티브를 결합해야 유리천장에 실질적인 균열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차별적 승진구조 속 직무분리에 의한 ‘유리벽’도 문제”

김수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부교수는 한국 언론의 성평등 현황을 여성 취재원 비중과 여성 기자 비율 중심으로 짚어본다. 2023년 기준 뉴스 취재원은 여성(16.8%)보다 남성(78.5%)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기자 집단이 취재원 다양화 노력을 해야 하고, 속보 경쟁이 아닌 심층취재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한국 여성 기자 비율은 증가하고 있으나 직무 분리가 여성 기자의 역량 발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구조적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본 아사히신문 미시마 아즈사 수도권 뉴스센터장은 ‘젠더 평등 선언’을 바탕으로 한 자사의 노력과 변화를 소개한다. 아사히는 기사에 등장하는 남녀 비율이나 여성 관리직 등용 수치 목표 등을 정해 정기적으로 젠더 평등 현황을 공표하고, 지난해엔 사내 젠더 가이드북도 대폭 개정했다. 미시마 센터장은 “이런 노력을 통해 이제 편집국에서 일상적으로 ‘이 표현은 젠더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같은 목소리가 들리게 됐다”고 전한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윤수희 KBS미디어 콘텐츠제작본부장은 ‘포럼S’ 등 한국여성기자협회 차원의 여성 취재원 발굴 노력을 공유하고, 오카모토 사나에 교토신문 보도부 차장은 “여성 취재원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미디어 내부의 여성 비율 상승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웅비 BBC코리아 편집장은 ‘여성 출연자 비율’과 ‘내부 여성 리더십 양성’의 두 축으로 전개되는 BBC의 ‘50:50 프로젝트’를 상세히 소개한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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