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무 불이행’ 자영업 등 개인사업자 4년 반 만에 3배로 급증
60대 이상은 5배나 뛰어 최고 증가율
금융채무 불이행자 1인당 평균대출액
60대 이상 2억 9800만원, 역시 최다
박성훈 의원 "맞춤형 채무조정 필요"
부산 중구 광복로 거리의 상가 건물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박성훈 의원실 제공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과 경영 악화 등으로 제때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수가 최근 약 4년 반 사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기간 제때 빚을 상환하지 못한 60대 이상 고령층 개인사업자는 5배 가까이 늘어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더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 중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16만 1198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5만 1045명에서 3.2배 늘어난 수치다.
여기서 개인사업자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 개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받은 이들을 뜻한다. 이 중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3개월 이상 대출 상환을 연체한 차주 등을 가리킨다.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 중 금융채무 불이행자 수는 2020년 5만 1045명, 2021년 5만 487명, 2022년 6만 3031명 등으로 조금씩 늘다 2023년 11만 4856명, 2024년 15만 5060명으로 가파르게 뛰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초저금리로 대출받았던 사업자들이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체 대출에서 금융채무 불이행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0년 1.1%에서 2024년 2.7%로 크게 올랐고, 올해 7월 말 기준 3.2%에 달했다.
서울 시내 빈 상가. 연합뉴스
박성훈 의원실 제공
특히 고령층의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올해 7월 말 기준 금융채무 불이행자를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4만 7993명, 50대가 4만 7419명으로 거의 비슷했고, 60대 이상(3만 5755명), 30대(2만 4769명), 20대 이하(5262명)가 뒤를 이었다. 이 중 60대 이상은 2020년 7191명에 그쳐 30대(9128명)보다 적었으나, 2020년 이후 5배로 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60대 이상 금융채무 불이행자 수는 2021년 7831명, 2022년 1만 1022명, 2023년 2만 795명, 2024년 3만 1689명 등으로 2023년부터 급증세를 나타냈다. 더구나 60대 이상 금융채무 불이행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2억 9800만 원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컸다. 그만큼 큰 상환 부담을 진 셈이다. 이어 50대는 2억 4900만 원, 40대는 2억 300만 원, 30대는 1억 4600 만원, 20대 이하는 1억 700만 원 등으로 대출 금액과 연령이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장기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부채가 금융자산을 초과하고 소득에 비해 원리금 상환 부담도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서비스업 경기 부진 등으로 소득 회복이 더뎌 자영업 가구의 채무 상환 능력 개선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훈 의원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연체 급증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울리는 심각한 경고 신호"라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부실 위험을 방치할 게 아니라 실효성 있는 맞춤형 채무조정과 재기 지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