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까지 가나… 경남 적조 폐사 100만 마리 넘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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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기준 남해·하동 신고 103만 미
거제·통영 미신고량 포함 110만 미↑
수온 하강 흐름에 적조도 소강 상태
주중 호우에 다시 세력 불릴 가능성

연일 적조가 이어지는 지난 1일 오후 경남 남해군 미조면 한 항구에서 집단 폐사한 참돔의 수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적조가 이어지는 지난 1일 오후 경남 남해군 미조면 한 항구에서 집단 폐사한 참돔의 수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남해안 적조 피해가 악화일로다. 남해와 하동을 중심으로 벌써 100만 마리가 넘는 양식 물고기가 떼죽음했다.

그나마 최근 수온 하강과 맞물려 적조 세력도 약화하는 추세지만 후유증이 오래가는 적조 피해 특성상 추가 폐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설상가상 전남과 남해군을 덮친 고밀도 적조가 조류를 타고 경남권 최대 어류 양식장 밀집 해역인 통영 연안으로 이동 중인 데다, 주중 적조 재확산을 부추길 집중호우도 예보된 상태라 양식 어민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7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 된 적조 피해 추정 폐사량은 103만 8504마리다.

남해군 35어가 89만 1815마리, 하동군 21어가 14만 6689마리, 피해 환산 금액은 25억 7900만 원 상당이다.

참돔, 숭어, 조피볼락(우럭), 감성돔, 넙치, 농어 등 어종을 가리지 않고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아직 신고가 안 된 거제시와 통영시 앞바다 피해까지 합치면 누적 폐사량은 최소 110만 마리를 훌쩍 넘겼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실제 거제시 일운면과 율포 연안 양식장에선 능성어 4t, 방어 2t, 고등어 3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통영 만지도 해역에서도 참돔 수 천 마리가 허연 배를 드러낸 채 떠올랐다. 모두 적조가 거쳐 갔거나 주변에 머물고 있는 해역이다.

다만, 이후 추가 폐사가 없어 관계 기관에 구체적인 피해량을 접수하지 못한 상태다.

피해 어민 정운학 씨는 “일단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폐사체는 수거해 냉동고에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경남도는 지난 5, 6일 양일간 민관이 함께하는 ‘적조 일제 방제의 날’을 운영했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지난 5, 6일 양일간 민관이 함께하는 ‘적조 일제 방제의 날’을 운영했다. 경남도 제공

다행히 적조는 소강상태지만 어민들의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기후 탓에 언제든 다시 피어날 수 있는 데다 적조에 한 번이라도 노출된 물고기는 시름시름 앓다 뒤늦게 폐사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유해 적조는 식물 플랑크톤인 코클로디니움(Cochlodinium polykrikoides) 밀도가 ml당 1000개체 이상이 되면 어류 폐사를 유발한다.

적조가 발생한 양식장에선 이상 증식한 코클로디니움이 바닷속 산소를 갉아먹고 점액질 성분이 물고기 아가미에 붙어 숨을 쉬지 못하게 해 질식사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예찰 자료를 보면, 이달 초 ml당 4000개체를 웃돌던 남해와 하동 연안 적조 농도는 7일 기준 300개체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일부 해역에서 최대 8000개체까지 치솟았던 통영과 거제도 100개체 미만으로 줄었다.

관건은 이번 주 예보된 집중호우다. 기상청은 9~10일 사이 남해안에 최대 10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비 자체는 해수 온도를 낮춰 적조 확산을 억제하는 단비가 된다.

현재 경남 앞바다 수온은 코클로디니움 증식에 최적인 25~27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1~2도만 더 떨어져도 적조 확산 방지에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육상에 있는 영양염류 유입을 부추겨 적조 세력을 불리는 촉매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대조기로 인해 먼 바다에 머물고 있는 적조 띠까지 연안으로 밀려들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인 ‘가을 적조’로 번질 공산이 크다.



경남도는 지난 5, 6일 양일간 민관이 참여하는 ‘적조 일제 방제의 날’을 운영했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지난 5, 6일 양일간 민관이 참여하는 ‘적조 일제 방제의 날’을 운영했다. 경남도 제공

통상 적조는 장마가 끝나고 일조량이 많아져 수온이 상승하는 8월 초·중순께 발생해 9월 초·중순께 수온 하강과 함께 소멸한다.

그런데 1995년과 2006년, 2009년, 2012년에는 9월 이후 발생한 적조가 10월까지 세력을 유지하며 크고 작은 피해를 남겼다.

특히 1995년은 그해 9월 3일 발생해 10월 22일까지 49일간 지속되며 경남에서만 1297만 마리가 떼죽음했다. 재산 피해는 당시 기준으로 308억 원에 달했다. 적조 피해로는 역대 최악의 기록이다.

경남어류양식협회 이윤수 회장은 “수온이 크게 내려가는 등 바다 환경이 확 바뀔 때까지는 적조가 유지될 듯하다”면서 “황토 살포와 함께 양식어류 긴급 방류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남도는 지난 5·6일 양일간 ‘적조 일제 방제의 날’을 운영했다.

이날 양식장이 밀집한 우심 해역에 민관 선박 2000여 척과 인력 2400여 명을 투입해 대규모 방제 작업을 펼쳤다.

이와 함께 기존 방제사업비 조기 소진이 예상돼 해양수산부에 추가 예산을 요청, 국비 9억 6000만 원을 확보해 연안 지자체 교부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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