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의 주역] 풍택중부-모든 생명과 손잡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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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단위로 뉴스·정보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허위 왜곡 콘텐츠’도 횡행합니다. 어지럽고 어렵고 갑갑한 세상. 동양 최고 고전인 ‘주역’으로 한 주를 여는 지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주역을 시로 풀어낸 김재형 선생이 한 주의 ‘일용할 통찰’을 제시합니다. [편집자 주]


'새만금신공항백지화시민행동'의 행진 장면. 신유아 환경운동가 제공 '새만금신공항백지화시민행동'의 행진 장면. 신유아 환경운동가 제공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주영)는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등 시민 1297명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서 지난 11일 원고 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국토부는 사업비 8077억 원을 들여 2028년까지 군산공항 근처 340여㎡ 부지에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의 시설을 갖춘 새만금국제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기본계획을 2022년 6월 30일 고시했고 2022년 9월 소송이 제기된 지 3년 만입니다.

국토부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항소하겠지만 1심 판결만 두고도 앞으로 우리 사회에 미칠 파급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국토부의 지역 균형 발전 전략에는 다수의 공항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여러 지역 공항이 가진 문제점은 드러나고 있고, 무안공항 같은 경우는 비행기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새로 짓겠다는 공항 어디 한 곳, 지금까지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지역 균형 발전과 환경, 안전, 실제적인 경제성을 비교 평가하는 이익형량 심사에서 새로운 안목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전북은 강원도보다 더 낙후한 지역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너무 오랫동안 새만금 개발에 미래의 대부분을 걸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단 지역 안에서 동의를 쉽게 구할 수 없었고, 삼보일배 순례, 수라 갯벌 운동 등 끊임없는 견제와 저항을 받아왔습니다.

돌아설 수 있어야 하는데 전북은 돌아설 힘을 자기 안에서 잃었습니다.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시민행동은 지난 8월 12일 전북 전주시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출발해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행정법원까지 한 달 동안 약 250km를 걸었습니다.

이 행진을 ‘새사람행진’이라고 합니다. 큰뒷부리도요새를 비롯해서 새만금 갯벌에 사는 여러 새와 갯벌 생물들을 머리에 이고 지고 행진했기 때문입니다. 새만금에 깃들어 사는 모든 생명을 위한 기도 행진이었습니다.


주역의 61번째 괘인 중부(中孚)괘는 모든 생명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부(孚)'는 새 부리 '조(爫)'와 새끼 '자(子)'의 결합입니다. 어미 새가 부리에 먹이를 가져와서 새끼를 먹이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림에 가까운 글자입니다.

모든 생명은 이렇게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갑니다. 이런 아름다움은 늘 침해받고 공격당할 수 있습니다. 고통의 시간이 오면 세상에는 연대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됩니다.

중부 5효에 유부연어(有孚攣如)라는 말이 나옵니다. '연(攣)'은 사랑으로 읽습니다. 사랑의 다른 글자로 연(戀)도 있습니다. 연(戀)은 연인(戀人), 연애(戀愛) 이런 내용에 쓰면서 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다룹니다.

그러나 연(攣)은 인간 이외의 비인간 생명까지 손잡는(手) 사랑과 연대입니다. 우리 시대의 환경, 생태계 보전 운동의 원형 의식을 중부괘는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이제 비인간 생명에게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동물권 운동의 성장으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분들이 늘어났습니다. 이 의식은 자연 속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게 넓혀져야 합니다. 유부연어,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모든 생명과 손잡읍시다. 국토교통부는 항고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시고 자제하시길 부탁드립니다.


61. 풍택중부(風澤中孚)

中孚 豚魚 吉. 利涉大川. 利貞.

중부 돈어 길 이섭대천 이정.


어미 새가 알을 품고 있는 것처럼 서로 믿고 사랑한다. 중부(中孚)의 믿음과 사랑은 돈어(豚魚)처럼 말하지 못하고 느낌을 나눌 수 없는 물속 생명들에게도 전해진다.


彖曰 中孚 柔在內而剛得中 說而巽 孚乃化邦也 豚魚吉 信及豚魚也 利涉大川 乘木舟虛也.

단왈 중부 유재내이강득중 열이손 부내화방야 돈어길 신급돈어야 이섭대천 승목주허야.

中孚以利貞 乃應乎天也.

중부이이정 내응호천야.


중부의 믿음은 마음 안에 부드러움이 가득하고 믿음을 지켜나가는 강한 의지가 중심을 잡고 있다. 중부는 기쁨을 누리고 자기를 비운다. 중부의 사랑은 온 세상으로 퍼져나간다. 그래서 돈어에게까지도 그 사랑이 전해진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믿음이 있으면 배를 타고 강을 건널 수 있다. 그 배는 지금 비어 있어서 많은 사람이 그 배를 탈 수 있다. 중부의 믿음은 땅만 아니라 하늘도 감응하는구나.


3. 六三 得敵 或鼓或罷或泣或歌.

육삼 득적 혹고혹파혹읍혹가.

象曰 或鼓或罷 位不當也.

상왈 혹고혹파 위부당야.

어미 새가 알을 품다 적을 만났다. 북을 치기도 하고, 물러서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소리치기도 한다.


5. 九五 有孚攣如 无咎.

구오 유부연여 무구.

象曰 有孚攣如 位正當也.

상왈 유부연여 위정당야.

서로 손을 잡는다. 모든 생명을 사랑한다. 중정(中正)의 자리에 서 있다.


빛살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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