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핑계로 가격 올리더니…원가 조작 탈세업체 55곳 세무조사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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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생활물가 밀접업종 55곳 세무조사
상품가격 올린 뒤 뒤로는 무자료거래 등 탈세
예식 장례업체 현금 결제 유도하며 신고누락

국세청 민주원 조사국장이 25일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생활물가 밀접 업종 55곳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국세청 민주원 조사국장이 25일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생활물가 밀접 업종 55곳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 가공식품 제조업체인 A사는 최근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며 상품 가격을 인상했다. 근데 이 회사는 사주 일가가 설립한 원재료업체 B사로부터 원재료를 일부러 비싸게 매입해 재료비를 과다하게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산물을 대형마트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B사는 농산물 가격이 올랐다며 가격을 인상시켰다. 그런데 이 회사는 농산물을 사들일 때, 실제 거래하지도 않은 농산물을 매입한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매입액을 과다하게 신고했다. 이 회사는 소비자들에게 현금으로 돈을 받아 매출액도 누락시킨 혐의도 받는다. 국세청은 이들 회사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 웨딩홀과 뷔페 식당을 운영하는 C예식장은 최근 인테리어 공사를 한 후 대관료와 식대를 올렸다. 이 예식장은 예식비·식대는 축의금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노리고 현금으로 낼때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으면 할인해 준다며 꼬드겨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이후 이 금액은 소득세 신고때 누락시켰다.

D 장례식장 역시 조의금으로 장례비를 결제하는 점을 악용해 장례비를 할인해주겠다며 현금결제를 유도하며 수입을 누락시켰다.



최근 몇년간 각종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상품가격을 인상시킨 업체들 중 상품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시킨 사례가 확인됐다. 또 아예 원재료를 매입하지도 않았는데 매입한 것처럼 꾸미고 무자료 거래 등을 통해 탈세하는 경우도 다수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처럼 변칙적 방법으로 원가를 부풀린 생활물가 밀접 업종 탈세업체 55곳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세무조사 대상은 △가공식품 제조·판매 업체 12개 △농축수산물 납품·유통업체 12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14개 △예식·장례 등 경조사 업체 17개, 총 55개 업체다.

이들 55개 업체가 탈루한 것으로 의심되는 세금 규모만 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인상 등을 호소하면서 상품 가격을 올린 뒤 뒤로는 탈세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프랜차이즈 업체 중 10% 이상 가격을 올린 곳은 10개에 달했다. 예식·장례업체는 평균 15∼20%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이들 중 일부는 회삿돈으로 고급 아파트, 고가 스포츠카, 요트 등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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