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화려한 K팝 산업의 그림자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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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


신간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 책 표지. 김영사 제공 신간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 책 표지. 김영사 제공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컬처를 이끄는 주역으로 각광받는 K팝 산업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도 있다.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라는 미명 아래 데뷔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고, 미성년자 아티스트는 아동·청소년으로도 보호받지 못하고 근로자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의 저자는 아이돌, 연습생, 프로듀서, 기획사 대표, 평론가, 변호사, 국회의원 등 4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8년 간의 연습생, 아이돌 생활 후 한 20대 여성이 받은 건강 검진 결과에 대해 의사가 한 말은 이랬다. “뼈 나이가 여든 살 정도입니다. 할머니로 치면 골다공증이죠. 연골이 거의 없습니다.” 청소년기에 지하에서 춤과 노래를 연습하며 햇빛조차 제대로 쐬지 못하는 생활을 한 결과다. 위염과 공황장애, 우울증, 월경 불순을 달고 사는 게 화려한 무대 밖 이들의 실상이기도 하다.

정부도 산업 종사자 처우 문제, 음반 시장 구조 개선 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돌을 노동자로 볼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연예 산업은 일반적 노사 관계와 달리 다양한 이해관계, 팬덤의 소비 구조 등이 얽힌 특수한 생태계라는 게 이유다.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을 기획사와 공동 부담하는 구조로, 기존의 노동자 개념을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티스트가 상품으로 소모되는 현재의 방식이 아니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K팝이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획과 통제가 아니라 교내 동아리 활동으로 자율적으로 밴드를 결성하고 음악을 창작하는 스웨덴과 일본의 문화도 살펴 본다. 전다현 지음/김영사/284쪽/1만 7800원.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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