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사태, 화재 예방하려 배터리·서버 분리하다 ‘불’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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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 26일 불 시작
화재 막으려고 분리 작업 도중 ‘불’

김기선(가운데) 대전 유성구 긴급구조통제단장이 27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선(가운데) 대전 유성구 긴급구조통제단장이 27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업무시스템 마비 사태를 일으킨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서버를 분리하던 도중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공교롭게도 화재를 막기 위한 작업을 하다가 이번 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께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 있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불꽃이 튀었다. 작업자가 전원을 끈 지 약 40분이 지난 시점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이 시작된 셈이다.

국정자원 전산실에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서버가 함께 있는데, 작업자는 배터리를 서버와 분리해 지하로 이전하기 위해 전원을 끈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자원은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부른 2022년 경기도 성남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를 계기로 배터리를 단계적으로 지하로 내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당시 서버 전원이 차단되면서 카카오와 다음, 네이버 등에서 크고 작은 장애가 발생해 혼란이 이어졌다.

국정자원은 이후 전산실 내부 배터리팩 384개를 6개 조로 나눠 옮기기로 했고, 우선 1개 조 지하 이전을 완료한 상태였다. 화재 당일은 2번째 조에 대한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에 취약한 배터리와 국가 전산망 주요 정보를 담은 서버 간격은 약 60㎝에 불과했다. 서버와 서버 사이 간격은 1.2m였다. 이런 좁은 간격 때문에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은 화재가 시작된 지 약 9시간 50분 만인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초진을 마쳤다. 남은 불을 끄고 있어도 배터리 특성상 화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됐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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