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안에 네타냐후 실각 가능성…이스라엘 연정 강경파 이탈할까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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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평화구상 수용’ 하마스에 촉구
하마스, 인질 석방 준비됐다 발표하자
이스라엘 강경파 연정 이탈 움직임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에 휴전안을 제시한 뒤, 하마스가 인질 석방안을 일단 받아들이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와의 전쟁에 대해 강경 일변도의 입장을 고수해온 이스라엘 정부의 연정 파트너들이 이번 종전 논의에 불만을 품고 이탈할 경우, 네타냐후가 실각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9월 29일 하마스에 72시간 이내 이스라엘인 인질을 석방하고 무장을 해제하며 가자지구 내에서의 영향력을 사실상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평화 구상’은 하마스가 수용하면 종전하고, 만약 수용하지 않으면 하마스를 전멸시키겠다는,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이전에 있었던 제안과 크게 다르지 않아 하마스가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하마스가 지난 3일 갑자기 인질을 석방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다만 하마스는 석방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고 무장 해제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세부 내용에 대해 협상하자는 입장이었다.

네타냐후를 지지해온 미국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은 하마스의 발표에 대해 “본질적으로 하마스가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의 발표가 나온 지 불과 2시간 만에 “하마스가 지속적인 평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 중단을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국제 사회도 앞다퉈 하마스의 제안에 환영하는 메시지를 냈다.

곤란해진 것은 네타냐후 총리였다. 에란 에치온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네타냐후는 전 세계가 손뼉을 치는 앞에서 자신이 왜 반대하는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논평했다. 그는 협상을 위해 군을 철수하라는 트럼프의 요구도 네타냐후의 뜻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폭격 중단 요구 이후에도 한동안 가자지구 폭격을 계속하기도 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1단계 철수선에 일단 동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4일 연설에서 하마스의 협상 제안을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협상 시한이 단 며칠뿐임을 강조했다.

네타냐후가 이처럼 애써 하마스의 답변을 평가절하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내 정치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네타냐후 내각은 우파 정당들과의 연립정부로 구성돼 있는데, 일부가 연정 이탈 움직임을 보여 존립이 위태로운 처지다.

야권이 발의한 의회 해산안이 부결돼 다소 시간을 얻기는 했지만, 강경 일변도의 연정 파트너들의 잇따라 이탈하면 네타냐후는 실각하게 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에얄 훌라타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하마스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려고 필요한 일(종전)을 할 생각도 없으면서 연극만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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