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38% “여성 폭력 피해에 두려움 느껴”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 실태 조사
가장 심각한 문제로 ‘교제 폭력’ 응답률 높아
일러스트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부산에 사는 여성 10명 중 약 4명이 여성 폭력 피해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은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부산 여성 폭력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올 5~6월 여성 1200명과 남성 300명 등 부산 시민 1500명에게 여성 폭력 인식, 유형별 피해 경험, 관련 정책과 지원 서비스 수요 정도 등을 조사했다. 뒤이어 올 7~8월 부산 여성 폭력 피해자 30명에게 피해 내용과 현재 상황 등을 확인했다.
조사에 응답한 부산 시민 중 38.4%는 “여성 폭력 피해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부산이 여성 폭력 범죄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도 38.3%로 유사했다.
가장 심각한 폭력 문제로는 27.5%가 ‘교제 폭력’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공공 밀집 장소 추행’이 16.7%, ‘직장 내 성희롱’이 13.2%, ‘디지털 성폭력’이 12.9%로 그 뒤를 이었다.
여성 폭력 피해 유형은 ‘성희롱’이 7.2%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디지털 성범죄’ 6%, ‘교제 폭력’ 5.5%, ‘가정 폭력’ 5.1% 순이었다.
여성 폭력이 발생하는 이유로 ‘가해자 처벌과 범죄자 관리 미비’를 꼽은 응답 비율은 22%로 가장 높았다. 여성 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필요한 도움으로는 ‘가해자로부터 보호’가 33.5%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번 조사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부산 오피스텔 스토킹 살인 사건’ 등으로 부산에서 여성 폭력 사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 상황 등을 반영해 진행했다.
연구 책임자인 박청일 정책총괄실장은 “부산이 여성 폭력 피해로부터 안전한 도시가 되려면 실질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여성 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 재범 방지를 아우르는 통합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