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가려움증 방치 ‘금물’, 원인 찾아 치료 받는 게 우선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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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병원

상쾌한병원 최정석 원장은 “항문 가려움증을 단순 증상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화로 인해 치료가 어려울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쾌한병원 제공 상쾌한병원 최정석 원장은 “항문 가려움증을 단순 증상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화로 인해 치료가 어려울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쾌한병원 제공

항문과 주위가 가려운 ‘항문소양증(항문가려움증)’은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이다. 하지만 단순한 증상이라고 방치하면 만성화돼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13일 상쾌한병원에 따르면 인구의 1~5% 정도가 경험할 만큼 흔한 항문가려움증은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고 40~50대에서 특히 흔하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치질과 치루, 치열, 직장탈출 등 직장·항문질환으로 인한 분비물이 항문 피부를 자극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요충과 같은 기생충 감염도 원인 중 하나가 된다. 소아의 경우 밤에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나면 요충을 의심해 볼 만하다. 항문 주위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도 원인의 하나가 된다. 커피나 홍차, 콜라, 우유, 초콜릿, 술, 매운 음식 등 특정 음식이 대칭형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당뇨병과 황달, 갑상선질환, 신부전, 백혈병 등 전신질환의 일부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도 많다. 설사, 특정 약물, 부인과 질환, 스트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대변 잔여물로 인한 피부 자극과 함께 과도한 세정과 강한 비누 사용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하다. 상쾌한병원 최정석 원장은 “항문에는 예민한 감각 신경이 집중돼 있어 가려움증이 생기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큰 불편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항문가려움증은 추석과 같은 긴 명절 기간 후 새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기름진 음식 섭취와 음주의 증가로 설사나 묽은 변이 늘어나 항문 주위 피부가 자극받으면서 증상이 심해지거나 새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장시간 운전이나 제사 준비, 조리 등으로 오래 앉아 있었을 경우 항문 부위 혈액 순환이 저하돼 치질이 악화되고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도 있다. 최 원장은 “명절 동안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의 여파로 인해 감염성 가려움증이 생기기 쉽다”고 덧붙였다.

항문가려움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충분한 수분과 식이섬유를 섭취해 변비와 설사를 예방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오래 앉아 있을 경우 1~2시간마다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대변 후에는 미지근한 물이나 비데로 부드럽게 씻고, 항문에 자극을 주는 비누나 세정제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속옷과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착용해 습기와 항문 피부 자극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고나 약물 사용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스테로이드, 항진균제, 항히스타민제 연고를 임의로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증상만 가라앉을 뿐 진단을 어렵게 할 수 있다. 특히 감염성 항문가려움증에 스테로이드만 바르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우려가 있다.

항문가려움증이 1~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출혈이나 통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 소아가 밤에 심한 항문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 당뇨병이나 간질환 등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약물 복용 후 가려움증이 생긴 경우엔 반드시 가까운 항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최 원장은 “긴 명절 연휴로 인해 생활 패턴이 흐트러지고 기름진 음식 섭취 등이 많아지면 더욱 쉽게 발생할 수 있다”며 “단순히 연고를 바르거나 세게 닦기보다는 대장항문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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