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서 ‘막말 문자’ 공개에 상호 고발까지…‘바닥’ 보여주는 여야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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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민주 김우영, 국힘 박정훈 ‘막말 문자’ 공개
국감 파행도 모자라 15일 양당 두 의원 맞고발전 ‘눈살’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상대 당 의원의 ‘막말 문자’ 공개로 국정감사가 파행한 국회 과방위 사태가 결국 여야 간 상호 고발전으로 비화됐다. 상호 존중이나 품격이라고는 찾기 어려운 여야 정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전날 국회 국정감사 도중 자당 의원에게 욕설한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께서 국민의힘의 국정감사를 정쟁·허위·패륜 3대 국감으로 요약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당 차원의 고발 방침을 전했다. 강성 친명(친이재명) 성향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논평을 내고 박 의원에 대해 “품격도, 논리도, 역사 인식도 없는 정치적 난동이다. 이런 언동이야말로 찌질함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감장에서 박 의원의 ‘막말 문자’를 전화번호와 함께 노출한 민주당 김우영 의원을 이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맞고발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박 의원이 지금 심각한 전화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김 의원의 휴대폰 번호 공개는 국회의원의 도리를 벗어났을 뿐 아니라 사인 간에 있어 심각한 물리적 위해이자 심리적 위협을 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 역시 김 의원이야말로 얼마 전 국회 회의장에서 자신의 멱살을 잡고 폭행했다고 주장하면서 김 의원의 문자 공개 배경을 두고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관련한 자신의 의혹 제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민주당 김 의원은 전날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박 의원이 지난달 초 자신에게 보낸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는 내용의 문자를 박 의원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공개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화번호까지 공개하나”,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이 좌표를 찍었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민주당 의원들도 고성으로 맞받으면서 감사가 중지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거리낌 없이 하는 행태도, 그걸 국감장에서 공개해 정쟁화하는 행태도 ‘바닥’까지 내려간 국회 문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적대적 진영정치가 심화되면서 국감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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