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조종’ 혐의 카카오 김범수 ‘무죄’, 법원 “별건 수사로 허위 진술”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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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21일 김 센터장에 무죄 선고
재판부 “카카오 부문장 진술이 허위”라 판단
검찰 별건 수사 비판하며 “진실 왜곡 가능”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공모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1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공모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1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기소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전 경영쇄신위원장)에게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주식회사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함께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센터장은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게 고정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보석 청구가 인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카카오의 대규모 장내 매수가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만으로 시세 조종이라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카카오 매수 주문의 시간 간격 등을 살펴봤을 때 시세 조종성 주문과는 차이가 있었다고 봤다. 또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이 끝난 뒤에도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을 위해 공모했다는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진술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사실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증거를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재판부는 “이 씨는 수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돼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며 “별건 압수수색 이후 이전 진술을 번복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도)를 신청했고, 그 결과 이 사건에서 기소되지 않았다”며 “수사와 재판에서 벗어나고자 (허위 진술을 할) 동기와 이유가 명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한 뒤 검찰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이 씨 진술이 없었다면 피고인들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고, 일부는 구속도 안 됐을 것”이라며 “이 씨가 허위 진술을 했고, 그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건과 별다른 관련성 없는 별건을 강도 높게 수사하면서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며 “수사 주체가 어디든 이제 (그런 방식이) 지양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펀드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 모 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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