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아베노믹스’, 외교·안보는 강경 노선?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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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매파 성향
외교·안보 분야 우클릭 전망
일각선 한일 협력 중시 분석
경제 정책은 확장 재정 추진할 듯
외교부 “새 내각과 긴밀히 소통”

다카이치 사나에(가운데) 일본 신임 총리가 21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 도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가운데) 일본 신임 총리가 21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 도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1일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외교·안보에서는 방위력 강화 등 강경 모드를, 경제는 확장 재정과 완화적인 금융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집권 자민당 의원 시절 야스쿠니신사를 꾸준히 참배하고, 역사·영토 문제에서 한국 입장과 배치되는 ‘매파’ 성향 발언을 거듭해 왔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현실주의 노선을 택할지도 관심사다.

일본 언론 분석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2012년 각료, 자민당 주요 보직을 연이어 맡으면서 강경 발언을 다소 자제했으나,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는 정기적으로 참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이후 새로운 연립정권 구성 등 국내 현안에 매달린 탓에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일단 이달 17~19일 진행된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기간에는 참배하지 않고 공물 대금을 봉납하며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총재 선거 당시에는 총리로 취임할 경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올해는 “적절히 판단하겠다”며 신중론을 펼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이 있다”며 “이러한 외교 일정을 배려해 참배를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일본 내 보수층을 결집할 카드라는 점에서 2013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처럼 불시에 야스쿠니신사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총재 선거 때 시마네현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에 차관급인 정무관 대신 장관인 각료를 참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강한 일본’을 주장한 그는 총재 선거 때 헌법에 자위대 명기, 스파이방지법 제정, 외국인 불법 체류자 대책 등 우익 성향의 공약을 대거 내세웠다.

경제 정책은 ‘돈 풀기’에 방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노믹스’를 신봉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대규모 양적 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때에는 후보 5명 중 유일하게 적자 국채 발행도 용인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는 “재정정책이든 금융정책이든 책임을 지는 것은 정부”라고 말했다.

1년 전 총재 선거 때 “금리를 지금 올리는 것은 바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 비해 발언 수위는 높지 않지만, 금리를 결정하는 일본은행을 견제할 가능성을 내비친 대목으로 해석된다. 그는 총재 선거 때 지방자치단체 대상 중점 지원 교부금 확충, 휘발유 잠정세율 폐지, 세액 공제 신설 등 적잖은 재원 소요가 예상되는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가 등장하면서 한일 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한일 관계는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전 총리가 재개한 ‘셔틀 외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취임한 이 대통령은 이시바 전 총리와 지난달까지 세 차례 회담하며 셔틀 외교 중요성을 확인하고, 양국 공통 과제에 함께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는 21일 다카이치 총재가 선출된 데 대해 “한일은 격변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 질서 속에서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글로벌 협력 파트너”라며 “앞으로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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