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방’”… 아동 디지털 안전 ‘빨간불’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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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이용 시간 6년 새 2배 증가
사이버 범죄 노출되는 아동도 늘어
해외와 달리 국내 규제 실효성 낮아
“해외처럼 강력한 규제·제재 필요”

아동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디지털 범죄의 위험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제도는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가 지난 5월 부산 남구에서 안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을 위해 진행한 캠페인 ‘두근두근 아이사랑페스티벌’ 모습.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제공 아동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디지털 범죄의 위험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제도는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가 지난 5월 부산 남구에서 안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을 위해 진행한 캠페인 ‘두근두근 아이사랑페스티벌’ 모습.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제공

아동들이 디지털 환경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범죄 위험도 덩달아 커졌지만, 이를 규제할 제도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가통계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만 3~9세 아동의 디지털 미디어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113분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이용 시간은 해마다 급격히 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사이 학생들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은 모바일과 PC를 기준으로 2016년 267.2분에서 2022년 479.6분으로 6년 사이 약 1.8배 증가했다.

인터넷 이용 시간이 늘수록 아동·청소년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사이버 폭력 등 피해를 볼 가능성도 높아진다. 인터넷 이용이 1시간 미만인 아동의 피해 경험은 약 20%인데, 5시간 이상의 경우 43%로 나타났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법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서 가해자가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인 비율이 33.7%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한 제도는 한계가 있다. 국내 정보통신망법은 산업계에 전적으로 맡겨진 자율규제 모델을 고수하고 있다. 규제 대상도 불법 정보 혹은 청소년유해매체물에 한정돼 있다. 처벌도 약하다. 관련 법령에서는 처벌 효과가 낮은 정량적 과태료 부과와 일부 위반 행위에 한정된 형사처벌 규정만을 두고 있다. 디지털 성폭력물, 아동성착취물 관련 위반 행위의 경우에만 범죄 수익 환수 등 적극적 제재가 이뤄진다.

반면, 호주와 영국 등 해외에서는 ‘플랫폼 규제를 통한 불법 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규제 대상도 불법 콘텐츠뿐만 아니라 유해 콘텐츠까지 넓히고 있다.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력하다. 영국에서는 불법·유해 콘텐츠로 얻은 전체 수익의 10% 혹은 1800만 파운드(약 347억 원) 가운데 큰 금액을 업체에 벌금으로 부과한다.

국내에서는 아동복지전문기관 등 민간 영역의 대응이 활발하다. 초록우산은 지난해 안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 캠페인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방’을 전개했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 유해·불법 정보에 대한 폭넓은 정의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기업의 책임과 의무 강화 등이 골자다. 올해부터 이어진 ‘초록우산 디지털방패법’ 캠페인에서는 △플랫폼 삭제 의무 강화 △플랫폼 투명성 강화 등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관계자는 “디지털 환경은 아동들에게 기회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가장 위험한 방이 되고 있다”며 “해외처럼 플랫폼에 대한 사전 규제와 광범위한 콘텐츠 규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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