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샬럿에서 대대적 이민 단속…이틀만에 130명 이상 체포
‘샬럿 거미줄 작전’ 명명 불법체류자 단속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 강하게 비판
한국계 운영 식료품 마트도 단속에 피해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미 연방 이민단속국 요원들이 한 주유소 매장에서 이민자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최대 도시 샬럿에서 대대적인 이민 단속이 벌어져 이틀 만에 130명 이상이 체포됐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주도가 롤리이지만, 샬럿이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다.
또 샬럿은 민주당 소속 시장과 주지사가 재임하고 있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치안 불안’을 들어 단속에 눈독을 들였던 지역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경순찰대는 지난 15일부터 샬럿에서 ‘샬럿의 거미줄 작전’으로 명명된 불법체류자 단속 작전을 시작했다.
롭 브리슬리 관세국경보호청(CBP) 대변인은 15∼16일 이틀에 걸쳐 샬럿에서 체포된 사람이 13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불법 체류 외국인이 체포돼 우리나라에서 추방될 때까지 법 집행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인 샬럿은 국경순찰대의 작전 강화로 불안감에 휩싸이며 크게 동요했다.
민주당 소속 비 라일스 샬럿 시장은 이날 성명에서 단속 요원들을 향해 “이민 신분에 상관없이 샬럿 시민 모두의 권리와 헌법적 보호가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조쉬 스테인 주지사도 “우리는 군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한 요원들이 표식도 없는 차를 운전하며 피부색을 근거로 미국 시민을 표적으로 삼고, 인종 프로파일링을 하며 주차장과 인도에서 무작위로 사람들을 잡아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비판했다.
단속이 시작되자 지역 내 일부 남미계 업장들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마스크를 쓴 요원이 픽업트럭 창문을 부수고 한 남자를 끌어내는 모습을 담은 영상 등이 빠르게 퍼졌고, 항의 시위도 잇따랐다.
샬럿 단속에는 정치적 노림수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 방송에 따르면, 샬럿의 민주당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자들의 시선을 이민 문제, 민주당 비판으로 돌리게 하려고 샬럿을 단속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샬럿에서 체포 전력이 많고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한 남성이 열차에서 우크라이나인 여성 난민을 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정치 쟁점화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살인사건을 ‘통제 불능 범죄’로 규정하며 불법이민자·범죄자 단속을 위해 민주당 도시에 군을 투입하는 것이 정당하다고는 포석을 깔기도 했다.
샬럿은 현재 금융·소매·제조 부문에서 경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같은 성장세가 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이번 단속에서 한국계가 운영하는 식료품 마트도 피해를 봤다. 료품 체인점 슈퍼G마트는 한국에서 건너온 이민자 가족이 운영하는식료품 체인이다. 아이린 한이 사장, 두 아들인 피터 한과 폴 한이 각각 부사장과 운영관리자를 맡고 있다.
단속 요원들은 마트 직원들을 일제히 매장 밖으로 끌어냈고, 카트를 매장 안으로 옮기고 있던 직원 5명 중 3명은 현장에서 단속 요원에 연행됐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