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성 살리고 함께 성장하는 도시로… 주민이 새로 만든 밀크 디스트릭트” [도시 부활, 세계에서 길 찾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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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쿠이켄달 이사장 인터뷰
다양하면서 거친 문화 공존 동네
지역 사랑하는 주민 지지로 활력

밀크 디스트릭트 이사회 벤 쿠이켄달 이사장 밀크 디스트릭트 이사회 벤 쿠이켄달 이사장

밀크 디스트릭트가 최근 몇 년 새 독특한 문화·상업·예술이 공존하는 올랜도 내 가장 ‘힙’한 동네 중 하나로 변화한 중심에는 밀크 디스트릭트 이사회가 있었다. 벤 쿠이켄달(Ben kuykendall) 이사장은 “젊고 창의적인 사업가들이 서로 협력하고, 무엇보다 주민들과 신뢰를 쌓으며 ‘함께 성장하는 동네’를 만들어내고자 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쿠이켄달 이사장은 “밀크 디스트릭트는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변화를 이뤘다”고 자평하면서 이사회는 원래 지역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이끄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밀크 디스트릭트는 올랜도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독창성이 뚜렷했다. 아마추어 스탠드업 코미디, 펑크록 공연, 빈티지·중고숍 등 ‘다양하면서도 거친’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동네”라며 “지역이 가진 독특함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사회는 창의적인 젊은 사업가들의 지역 유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고 한다. 쿠이켄달 이사장은 “방치된 건물이나 공실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것은 도전적인 젊은 창업가들이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사회는 이들 간의 협력, 여기에 기존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밀크 디스트릭트 이사회는 12명의 자원봉사 이사로 구성되며, 지역에서 실제 일하거나 거주하는 사람들만 참여한다. 이들은 조직의 재정·운영을 책임지며, 그 아래 프로모션·이벤트, 경제 활성화, 디자인, 조직 운영 등 네 개의 상설위원회가 매달 회의를 통해 지역 행사·상권 지원·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지역 상인·주민의 의견은 대부분 이 위원회를 통해 수렴된다. 쿠이켄달 이사장은 “행사 기획부터 거리 미관 개선, 안전 문제까지 주민 의견을 직접 반영한다”면서 “동네의 주인은 결국 주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이 활기를 띄면서 이사회가 대처해야 할 새로운 과제도 적지 않다. 시급한 것은 늘어난 차량과 보행자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와 보행 안전 시설의 확충이다. 이사진은 이 문제도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쿠이켄달 이사장은 “속도 저감 장치, 보행자 안전 신호뿐 아니라 벽화·조명 설치 등 예술을 활용한 교통안전 디자인을 고민하고 있다”며 “동시에 빈 벽면과 노출된 외벽 등 ‘예술 설치가 가능한 공간’도 많아서, 공공미술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건물주·지역 단체 간 보다 강화된 파트너십 구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밀크 디스트릭트의 부활은 지역의 개성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서로를 지지하는 커뮤니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역사성을 지키면서 경제적 활력까지 함께 키워가는 것, 이 두 축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랜도(미국)=전창훈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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