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사료·전기료 급등시 선제 조치…필수농자재법 통과
할당관세 적용 등 선제조치나 국가·지자체 지원 가능
지난 24일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강원 강릉시 경포동 들녘에서 농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12월부터 공급망 위험으로 비료·사료·면세유·전기 등 필수농자재 가격 급등 시 할당관세 적용 등 선제적 조치와 더불어 국가나 지자체는 가격상승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게 된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어기구 국회 농해수위원장(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급망 위험 대응을 위한 필수농자재 등 지원에 관한 법률'(일명 필수농자재법) 제정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필수농자재법 제정은 어기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22대 총선 공약이자 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농정 공약이었다. 이번 법안 통과로 이재명 정부는 출범 후 6개월 만에 ‘농업민생 5법(양곡관리법·농안법·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한우법)’과 함께 국가책임 농정의 기반을 완비하게 됐다.
정부와 국회는 수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공급망 위험으로 가격 상승 우려가 높은 비료, 사료, 유류, 전기와 같은 필수농자재와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선제 대응 조치와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담은 필수농자재법을 마련했다. 필수농자재법은 내년 12월부터 시행된다.
필수농자재법은 △비료·사료 등 필수농자재 및 면세유·전기를 ‘농업필수품’으로 정의 △필수농자재 가격 급등에 대비한 ‘위기대응지침’ 마련 △공급망 위험에 따른 가격 상승 시 농업경영체에 국가·지자체가 가격상승분의 전부 또는 일부 지원 △온실가스 감축 농자재를 활용한 농업경영체에 대한 우대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농식품부는 필수농자재법에 따라 공급망 위험으로 필수 농자재와 농업용 에너지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 그 정도에 따라 가격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 적용, 한전·농협 등과 가격 인상 완화 협의, 비축물량 공급 등 단계별로 선제적 조치를 하게 된다. 이러한 가격 안정 조치에도 필수 농자재와 에너지의 가격이 심각한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농식품부는 지방정부와 함께 농가에 가격 상승분의 전부나 일부를 지원하게 된다.
농식품부는 농가에 필수농자재 등의 가격 차이를 지원하는 것이 농자재 제조·판매업자의 부당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농식품부 장관이 정하는 가격 범위 내에서만 가격 차를 지원할 수 있다.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가격을 인상한 업체의 제품에 대해서는 5년 이내에서 지원을 제외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수농자재 등의 원자재와 제품 가격을 조사하고 가격 동향을 예측하는 정보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그동안 정부는 전 세계적 금융위기나 전쟁과 같은 국제정세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이를 사용한 농자재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경우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적으로 재정지원을 했다. 정부의 이러한 지원은 농자재 가격이 급등한 후 사후적인 조치라 농가의 경영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