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친환경 수소선박 상용화 길 텄다
10㎥ 크기 시제품 연료탱크 실증 테스트 성공
영하 253도 극저온 안전 보관·운영 데이터 확보
실제 선박·모빌리티용 연료 탱크 제작 기반 마련
23일 오전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에서 열린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실증 완료 성과 공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 제공
탄소 배출 없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주목받는 수소 추진선과 수소 운반선의 밑바탕이 될 연료탱크 개발이 순수 국내 기술로 성공적인 첫 테이프를 끊었다. 친환경 수소선박 상용화의 길을 튼 것으로 평가된다.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는 23일 오전 부산 우암동 해양산업클러스터 내 센터에서 ‘선박용 액화수소(LH2) 연료탱크 실증 완료 성과 공유회’를 열었다.
센터는 최근 내부 용량 10㎥, 총 중량 8.4t 규모 시제품(목업) 탱크를 제작해 LH2를 채우고 저장 성능, 단열, 증발률 등을 검증했다. 실증 기간 내 보관·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선박에 탑재할 수 있는 대형 연료 탱크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크다. 향후 선박용 LN2 연료탱크 설계 고도화와 운용 신뢰성 향상, 육상 상용차와 항공 등 모빌리티 전 분야 적용 가능성을 검증·확대할 수 있는 기술적 기틀을 마련했다고 센터는 자평했다.
섭씨 영하 253도 이하 극저온으로 보관해야 하는 LH2는 온도와 압력 등을 관리하기가 까다롭다. 기화와 증발을 최소화 하고, 미세한 균열이나 연약 구조도 용납되지 않는다. 수소보다 낮은 영하 162도 상태로 보관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LNG 탱크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가 국내에서 짓는 LNG선마다 130억 원가량의 로열티를 꼬박꼬박 받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LNG선 제조 기술이 세계 최고라 하지만 지난 30년간 이 로열티로 빠져나간 돈이 7조 4097억 원에 이른다는 지적도 있었다.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 앞 공터에 설치된 액화수소 저장 탱크 실증 시설.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 제공
수소선박기술센터는 대규모 LH2 탱크 개발에 앞서 울산 소재 한텍과 협력해 목업 탱크를 제작하고, 효성중공업에서 공급받은 LH2를 채워 보관 상태에 따른 연료 특성 변화를 미세하게 측정해 데이터를 확보했다. LH2 자체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에너지이다 보니 기존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는 검사 기준이 없어 실증이 어려웠다. 센터는 자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전문가 안전관리위원회 운영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기술공사 실증 규제 특례를 승인받아 시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센터는 이번에 확보한 계측·운전 데이터가 삼성중공업과 함께 구축한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실시간 수집·분석되도록 했다. 이 플랫폼은 극저온 환경에서의 연료창 운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관리할 수 있게 설계됐다.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진단·예측도 가능한 인프라로 확장될 예정이다.
이제명 센터장은 “이번 실증은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선박용 LH2 연료탱크가 실제 해상 운용 환경에서도 안전성과 성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우리 센터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LH2 운반선 상용화 실증 과제도 성공의 길을 트게 됐다”고 말했다. 방창선 삼성중공업 극저온제품연구센터장은 “이번 실증으로 한국 조선산업의 차세대 주력 선종인 LH2 운반선 및 추진선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수소선박기술센터는 지난해 10월부터 정부의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산업부가 주관하는 2000㎥급 액화수소 운반선 상용화 실증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23일 오전 열린 성과 공유회는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경제진흥원, 부산라이즈혁신원 등이 공동 주최하는 ‘부산 글로벌 수소경제 심포지엄’ 행사와 연계해 열렸다. 부산시, 부산항만공사, 가스안전공사, 국제 주요 선급협회 등 국내외 산학연과 정부·지자체 주요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