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행정통합 시계… 통합 단체장 선출 시점 관심 [부산·경남 행정통합]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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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행정통합 속도전

통합 찬성 53%로 반대 의견 압도
특별법 제정 후 최종 투표 로드맵
양 시도 단체장 적극적 의지 탄력
대전·충남, 전남·광주 타 지역 영향
지방선거 구도 둘러싼 셈법 복잡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7월 1일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에서 부산 원도심권 시민을 대상으로 부산·경남 행정통합 시도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7월 1일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에서 부산 원도심권 시민을 대상으로 부산·경남 행정통합 시도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주민 공감대를 확인하면서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대전·충남과 전남·광주는 부산·경남보다 뒤늦게 논의를 시작했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부터 통합 단체장을 뽑겠다는 목표다. 이재명 대통령이 불붙인 행정통합 속도전 속에서 부산과 경남의 로드맵과 통합 단체장 선출 시점에 관심이 집중된다.

5일 부산시와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에 따르면 부산시와 경남도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주민 공감대가 확인되면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통합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관련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통합 단체장 선거 시점은 빨라도 2030년 지방선거로 점쳐졌다.

이에 따라 양 시도는 2024년 11월 공론화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8차례 권역별 토론회와 19차례 현장 설명회를 열면서 1년여간 공론화 과정을 밟았다. 그 결과 시도민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53.7%로 과반에다 반대(29.2%)를 압도했고, 2년 전 찬성 비율(35.6%)보다 크게 상승했다.

공론화위 박재율 대변인은 “오는 13일 최종 회의가 남았지만, 공론화위는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시도민의 공감대와 용역을 통해 도출된 특별법 초안 등을 바탕으로 부산시와 경남도가 오는 6월 지방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행정통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2030년 지방선거 때까지는 화학적 결합을 통한 분권형 광역 지방정부를 출범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모두 행정통합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공론화위의 최종 의견서가 제출되면 양 시도가 행정통합 본격 추진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해서 주민투표 등 향후 절차와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지난달 29일 실국본부장회의를 주재하며 “광역자치단체 통합은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고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라며 “신중하게 행정통합을 추진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박하게 진행되는 타 지역 행정통합 속도전이 부산·경남 행정통합 시점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전·충남에 이어 전남·광주까지 당장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 선출을 목표로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2024년 11월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가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전남·광주는 행정통합 전 단계로 특별광역연합을 추진해 올해 초 공식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제안하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뽑을 수 있게 하자고 시점까지 언급하면서 상황이 급박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3월 말까지 대전·충남 통합 관련 특별법안을 마련하고, 6월 지방선거에서 두 지역의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했다. 행정안전부도 7월 통합을 목표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TF를 설치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2일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뽑겠다며 조속한 행정통합을 선언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5일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기획단'을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통합 준비에 착수했다.

강 시장은 이날 직원들과의 정례조회 등에서 "주민투표로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묻는 것은 헌법적 가치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대전 사례를 보면 비용만 500억 원이 드는 등 시기적으로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 동의 방식으로 가는 것은 법적으로도 가능한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국면에서 부산·경남의 로드맵도 변동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과 정부가 균형성장을 위한 행정통합에 힘을 싣고 있고, 우선 준비된 지자체에 우선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데다 지방선거 구도를 둘러싼 셈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통합 단체장 선출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면서 “원칙적으로 행정통합은 주민투표를 통해 상향식으로 추진될 때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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