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소청·중수청 법안 공개…보완수사권·조직 구조 두고 이견도
검찰개혁 일환 공소청·중수청 신설 추진
수사사법관 도입에 여권서 우려
보완수사권 존치 두고 당내 이견도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열린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10월 출범을 목표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을 마련했다. 법안에는 기존 검찰을 공소 전담 기관으로 재편하고, 중수청이 9대 중대범죄를 전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와 중수청 수사 인력을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조직 구조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소청·중수청 설치 법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공소청과 중수청 설치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정부안은 기존 검찰을 공소 전담 기관인 공소청으로 재편하고, 중수청이 검찰을 대신해 행정안전부 장관의 수사 지휘·감독 아래 9대 중대범죄를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먼저 공소청 법안은 공소청 검사의 직무를 ‘공소 제기 및 유지’로 명시하고, 검사 직무에 대한 내·외부 통제 장치를 신설해 권한을 통제하고 책임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와 공소 제기 여부 등을 심의하는 ‘사건심의위원회’를 고등공소청마다 설치하도록 했다.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 취지다.
검사의 정치 참여도 제한했다. ‘정치 관여 처벌 규정’을 신설해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했다. 또 항고·재항고와 무죄 판결률, 그 사유 등을 근무 성적 평정 기준에 반영하도록 명시했다.
중수청 법안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외환·사이버 범죄 등 이른바 9대 중대범죄를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이 밖에도 공소청이나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이 범한 범죄, 개별 법령에 따라 중수청에 고발된 사건 역시 중수청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추진단은 중수청 운영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수사 인력 확보를 위해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인력 구성을 이원화했다. 수사사법관은 법률가 출신으로 구성돼, 사실상 기존 검사 인력이 참여하는 구조다. 전문수사관은 주로 경찰 출신이나 검찰 수사관 출신이 맡는다. 전문수사관은 향후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할 수 있고, 고위직에도 제한 없이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법안은 중대범죄 수사를 통제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수사 지휘권과 감독권을 부여했다.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 사무 전반에 대해 지휘·감독할 수 있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이 지휘하도록 했다. 중수청 내부에는 공모직 감찰관과 시민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해 내부 통제 장치도 마련했다.
윤창렬 검찰개혁추진단장은 “중수청은 본청과 현 고등검찰청이 위치한 6곳에 두려고 한다”며 “규모는 3000명 정도로 꾸리려 하고, 매년 2만 건 정도 수사를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단은 두 법안을 2월 중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여권 일부에서는 중수청 인력을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 출신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한 조직 구조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은 부여되지 않았지만, 내부 직급 체계가 검사와 수사관으로 나뉜 현행 검찰 조직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검찰청법을 폐지한 이유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서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인데 중수청에서 이렇게 법률가와 비법률가로 나누게 된다고 하면 지금 현재 검찰청에서 갖고 있는 그 체계랑 비슷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수사 인력 이원화와 관련해 “수사사법관이 수사부서의 장을 맡는 지금의 검찰과 다를 게 없는 조직”이라며 “이렇게 되면 중수청은 새로운 검찰청, 새로운 대검중수부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검찰개혁에 힘을 실어 온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 인력 이원화에 대해 “제2의 검찰청 외관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라며 “중수청이 제2의 검찰청이 되면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사법관 사이에 카르텔이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쟁점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정부안에는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가 명시되지 않았고,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일각에서는 “일말의 여지를 줘선 안 되고, 처음부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번 정부안과 관련해 “정부, 의원들 간 이견이 있어서 법무부, 법사위원, 원내 또는 당 정책위에서 모여 빨리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에 대해) 당내에서 30명이 넘는 의원들이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에 심도있는 토론을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