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과 다른 비엔나협약 적용했지만… ‘카자흐 전 총영사 직원 폭행’ 소송 기각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지법, 전 직원 손해배상 청구 항소 기각
원심 ‘외교관계’와 다른 ‘영사관계’ 협약 적용
다만 ‘직무 중’이라 판단해 ‘면책 특권’ 인정
전 총영사 직원 폭행 장면은 CCTV에 담겨

카자흐스탄 전 총영사에게 폭행을 당한 후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선 부산 영사관 전 직원 A 씨가 지난해 12월 11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 카자흐스탄 전 총영사에게 폭행을 당한 후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선 부산 영사관 전 직원 A 씨가 지난해 12월 11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

카자흐스탄 부산 총영사관 전 직원이 자신을 폭행한 당시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면책에 제한을 둔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을 적용했지만, “폭행이 있어도 직무 중 행위”라고 판단해 전 총영사 ‘면책 특권’을 인정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1부(김윤영 부장판사)는 카자흐스탄 부산 총영사관 전 계약직 직원 A 씨가 아얀 카샤바예프 전 카자흐스탄 부산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를 기각했다. 2024년 12월 원심 재판부가 전 총영사에게 200만 원 지급을 요구한 A 씨 소송을 각하한 지 1년 1개월여 만에 다시 원고 패소 판결이 나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전 총영사 폭행을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1977년 발효)’에 따라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총영사가 아닌 외교관에게 적용하는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1971년 발효)’ 제31조를 근거로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폭행 등 사건은 공적 직무 이외로 행한 직업적 또는 상업적 활동에 관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우리나라 민사재판권이 면제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2023년 12월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주부산 카자흐스탄 영사관에서 아얀 카샤바예프 전 총영사가 당시 계약직 직원 A 씨를 폭행하기 전 복도에서 셔츠 소매를 걷는 CCTV 장면. 부산일보DB 2023년 12월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주부산 카자흐스탄 영사관에서 아얀 카샤바예프 전 총영사가 당시 계약직 직원 A 씨를 폭행하기 전 복도에서 셔츠 소매를 걷는 CCTV 장면. 부산일보DB

하지만 총영사에게 걸맞은 다른 비엔나협약을 적용한 항소심 재판부도 결국 면책 특권을 인정했다. 폭행이 있었다고 해도 영사 직무 수행 중이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43조에는 ‘영사직무 수행 중 행위는 접수국 사법 관할권에 복종할 의무를 지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 주장에 따르더라도 전 총영사 폭행 행위는 영사관 안에서 근무시간 중 영사관 직원 A 씨에게 이뤄진 것”이라며 “A 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해당 폭행 행위가 협약에서 정하는 관할권 면제의 예외 사항이라고 보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씨와 B 씨 사이 갈등도 영사관 직무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 총영사가 업무와 무관하게 A 씨를 폭행할 개인적 동기가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A 씨는 2023년 12월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주부산 카자흐스탄 영사관에서 전 총영사에게 머리 등을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부산지법에 제기했다. 영사관 안을 비추는 건물 CCTV에 A 씨가 머리를 맞는 장면이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되기도 했다. 그동안 전 총영사는 “폭행이 없었다”고 반박하며 A 씨를 무고로 몰아가곤 했다. A 씨는 대법원 판단을 받기 위해 상고장을 낼 계획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