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부동산 규제 원칙 지키고 얼어붙은 지역에 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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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과열 잡되, 지방 침체 살려야
미분양·미착공 맞춤 대책도 절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 기간 연장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 기간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서울을 포함한 규제지역에서 양도세 중과를 회피하려는 일부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당분간 시장에 풀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빼곡하다. 연합뉴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비롯한 세제 개편을 공식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SNS에 올린 글에서 5월 9일에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해 발표된 10·15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일부 지역은 상승세가 이어져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다. 다만, 지방은 장기 침체 국면인 점에서 투 트랙 접근법이 필요하다. 과열 지역에는 확실한 규제 메시지를 보내되, 침체 지역에는 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일괄 적용이 아닌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하는 정책 감각이 절실한 대목이다.

서울과 경기도 일부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된 양도세 중과는 전임 정부 시절인 2022년부터 유예가 반복되면서 정책 신뢰를 떨어뜨렸다.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해친 결과는 매물 잠김, 가격 급등, 투기 심리 확산이라는 악순환이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 차익 실현 자금이 수도권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투기적 수요가 시장을 교란할 위험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수술’,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 등 강경한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불합리한 기대 심리를 차단하겠다는 의지일 때 의미를 갖는다. 정부는 투자 목적의 주택 매물이 부작용 없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유인책을 적극 구사해야 한다.

정부가 강력한 세제 정책을 도입하면 투자처를 찾는 자본이 침체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부산 등 지방에 몰리는 풍선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 부산의 경우 지난해 11월 미분양 7727호, 준공 후 미분양 2655호로 건설 경기가 저점을 찍었다. 이러한 부진은 건설 수주액과 고용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수도권 자본이 지방 부동산에 유입되면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지역 내 온도 편차까지 포함한 세밀한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 부산에서도 해운대·수영·동래는 과열 조짐이지만 나머지 권역은 냉기만 감돌기 때문이다. 또 투기성 자금이 전월세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소지도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처방전이 달라야 한다는 의미다.

수도권 과열은 잡고, 지역 침체는 살려야 한다. 이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병행할 수 있는 정책 목표다. 조정대상지역의 양도세 중과는 원칙대로 시행하되, 단기 매매나 갭투자에 추가 가산을 도입해 투기적 수요를 걸러 내야 한다. 반면 지방은 얼어붙은 심리를 녹일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도입해 정상적 거래와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 미분양관리지역이나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은 지역에 대한 한시적 세제 혜택을 검토할 수 있다. 실수요 중심 거래나 공공성을 충족한 정비사업에 대한 한시적 인센티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불로소득과 단기 차익에는 칼을 대되, 지방의 건설 경기와 일자리, 실수요는 보호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실효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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