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통합 인사, 반복된 검증 실패... 청와대 부실 검증 도마
이 대통령, 이혜훈 지명 철회 파장 계속
앞서 이진숙·강선우 등 낙마… 청와대 인사 검증 도마
이혜훈 낙마로 李 '통합 의지'도 퇴색
"만시지탄"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사과까지 요구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출석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보좌진 갑질과 부정 청약, 장남 대학 특혜 입학 등 의혹에 휩싸인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면서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이 재차 도마에 오른 모양새다. 앞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은 이재명 정부 세 번째 장관 후보자 낙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이 후보자 의혹과 지명 철회로 이 대통령의 '통합 인사' 메시지도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 지난달 28일 이 후보자가 지명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아파트 부정 청약 △영종도 부동산 투기 △보좌진 폭언·갑질 △증여세 탈루 △자녀 병역 특혜 △장남의 연세대 특혜 입학 등 각종 의혹과 폭로가 잇따라 제기됐다. 청와대는 사전에 아파트 부정 청약과 부동산 문제 등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까지 나서 이 후보자의 의혹을 집중 검증하고 이를 비판하는 등 여권도 이 후보자를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번 이 후보자 지명은 '깜짝 인사'로 꼽혔다. 이 대통령이 보수진영에서 3선을 지낸 이 후보자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발탁하면서다. 청와대는 ‘통합’과 ‘전문성’을 이유로 내세웠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 인사를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커지자 이 대통령이 논란 차단을 위해 지명 철회 결심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에는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두 딸의 조기 유학 논란과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강 후보자 역시 보좌진 갑질 등 의혹에 낙마했다.
잇따른 국무위원 후보자의 검증 실패가 이 대통령에게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혜훈 후보자의 경우 이 대통령의 '통합 인사' 카드였음에도 청와대가 철저한 인사 검증에 실패해 이 대통령이 통합 의지를 전면에 드러내지 못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낙마가 따르고 후속 인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국민의힘은 대정부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만시지탄이다. 진즉에 지명 철회했어야 마땅한 사람을 20일 넘게 끌어온 데 따른 시간 낭비와 국력 소진은 어떻게 책임질 건가"라며 "결단을 빨리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끌어온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은 온전히 국가 예산 집행과 국정 운영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명백한 인사 참사이자 인사 검증 실패"라며 "이 대통령은 국민께 정중히 사과하고 인사 검증 시스템을 전면 쇄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