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팔, 갑자기 무거운 짐 들어도 안 떤다…‘적응형 제어기술’ 개발
산업 로봇팔 90%에 탑재된 PID 제어기
성능 높이는 알고리즘 개발
스마트팩토리· 재활 로봇 등에 적용 가능
기계공학 상위 4.1% 저널 TMECH 게재
UNIST 강상훈 교수(좌)와 손정우 연구원(제1저자). UNIST 제공
갑자기 무거운 짐을 들어도 덜덜 떨지 않는 로봇팔을 만드는 제어 기술이 나왔다. 산업 현장 로봇팔 90%에서 쓰는 제어기의 소프트웨어만 업데이트하면 바로 쓸 수 있는 기술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강상훈 교수팀은 급격한 부하 변동이나 외부 충격에도 로봇팔이 잘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적응형 PID 제어 알고리즘’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PID 제어기는 로봇팔의 ‘운동 신경’을 담당하는 일종의 두뇌이다. 로봇팔을 원하는 궤적대로 움직이기 위해 모터로 보내야 하는 힘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준다. 구조가 단순하고 명확해 현재 산업 현장 로봇팔의 90% 이상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PID 제어 방식의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처음에 설정된 값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로봇이 드는 물체의 무게가 갑자기 변하거나 외부 물체와 접촉하면 오작동하거나 심한 진동이 발생하곤 했다.
그림설명. 성능 검증을 위해서 제작된 2관절 로봇(좌), 성능 검증 상황(우측 상단) 및 결과 그래프(우측 하단). 로봇팔에 로봇팔 무게에 달하는 4kg의 무거운 짐을 매달거나 강한 탄성을 가진 스프링(210N/m)을 연결해, 작업 중 부하가 급변하는 가혹한 산업 현장 환경을 모사했다. 그래프에서 초록 선의 원 안이 갑작스러운 부하 변화가 일어난 구간이다. UNIST 제공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이 오차 정보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제어 값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새롭게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기존의 적응형 PID 기술과 달리 로봇팔 관절의 디지털 센서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신호 잡음(양자화 오차)을 상쇄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적응형 알고리즘은 성능을 높이려다 센서의 미세한 잡음에까지 반응하게 되면서 불필요하게 힘을 키우는 현상이 발생하고 시스템이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로봇의 복잡한 물리적 정보(질량·마찰력 등)를 미리 입력하거나 고가의 무게 감지 센서를 추가할 필요가 없다. 이미 PID 제어기가 탑재된 로봇이라면 어디든 즉시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관절이 2개인 로봇팔에 이 알고리즘을 적용해 로봇팔 자체 무게에 달하는 짐을 들게 하거나, 강한 탄성의 스프링이 연결된 복잡한 환경을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새로운 알고리즘이 적용된 로봇팔은 환경 변화에 맞춰 스스로 제어 값을 조절하며 흔들림 없이 목표 궤적을 따라갔다. 반면 기존 제어 방식은 위치 오차가 커지거나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강상훈 교수는 “산업용 로봇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PID 제어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작업 환경이 자주 바뀌는 스마트 팩토리 뿐만 아니라 사람의 미세한 힘 변화까지 감지해 반응해야 하는 재활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로봇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계 및 로봇 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IEEE/ASME 트랜잭션 온 메카트로닉스(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에 지난 1월 13일 게재됐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