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또 왜…” 지역 기업들 전전긍긍
25% 관세 현실화 될까 불안
철강업계 가장 큰 피해 전망
수출 타격·일감 감소 직격탄
투자·채용 포기 악순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인상 의지를 밝혀 관련업계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이미 관세 장벽의 어려움을 절감했던 부울경 지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 예고가 현실화할지 불안감에 휩싸였다. 특히 이번 조치가 실제 이뤄져 장기화할 경우, 또다시 수출 감소 등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수출 장벽 높아지면 일감이 준다
이미 50%의 관세를 내며 수익 악화를 겪고 있는 철강업계 걱정이 가장 크다. 철강업계는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부품 등에 관세가 부과되면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해 ‘트럼프 관세’ 여파로 철강업계를 비롯한 지역 기업들 피해는 상당히 컸다. 실제 트럼프 관세가 부과됐던 지난해 부산지역 대미 수출은 1228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이는 2016년 이후 첫 감소세다.
이런 수출 감소는 일감 감소라는 연쇄 피해로 이어졌다. 특히 완성차업계의 수출입에 영향을 받는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에 직격탄이 됐다. 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권승민 상무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이 예상되자 지난해 초반에는 는 밀어내기 물량으로 인해 버틸만 했지만 이후 완성차 수출이 줄며 완성차업계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2·3차 밴드들의 일감 자체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미래 투자와 채용 포기, 악순환될라
관세 장벽이 환율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도 지역 산업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무역 분쟁 심화로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가 급등하게 되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지역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은 바닥을 칠 수밖에 없다.
최근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주요 기업인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산 오피니언 리더가 바라보는 2026 이슈 트렌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적정 원달러 환율로 ‘1400원 이하’라고 답했다. 기계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의 기초 체력을 소진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문제다. 부산상공회의소 심재운 경제정책본부장은 “수출 부진에 고환율까지 겹치면 경기 회복의 아랫단이 길어지는 ‘U자형 침체’가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며 “이러한 불안감은 기업들의 미래 투자와 인재 채용 포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기 선적 수요 몰릴까’ 관망 중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오면서 지역 산업계는 한미 정부의 추가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응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화주와 선사 등 해운업계에서도 어떤 조짐이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다. 부산항 터미널의 한 관계자는 “발표 당일이라 그런지 선적 날짜 변경 등 구체적인 요청은 거의 없는 상태”며 “트럼프 정부 특유의 잦은 정책 변경 가능성 때문에 업계 전반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물량을 미리 내보내려는 조기 선적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산시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 중이다. 부산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비상수출대책 2.0 등 긴급 금융 지원 외에도 지역 기업들의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