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의장 ‘워시’ 지명에 금·은 급락, 비트코인 휘청
지난달 30일 금값 9.5% 추락
국제 은 가격은 27.7% 떨어져
비트코인도 8만 달러 아래로↓
워시 ‘매파 성향’에 차익 실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한 가운데 국제 금값과 은값이 폭락했다. 증시 역시 충격을 받았고,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종목인 비트코인 가격도 9개월 만에 8만 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기준 금 현물은 전장 대비 9.5% 급락한 온스당 4883.6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500달러선을 돌파하며 5594.82달러로 고점을 높인 지 하루 만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도 온스당 4745.10달러로 전장보다 11.4% 급락했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 26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매수세가 몰리면서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최근 몇 달 새 랠리를 이어온 국제 은 가격은 조정 폭이 더욱 깊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은 현물가격은 이날 전장 대비 27.7% 급락한 83.99달러에 거래됐다. 금·은 가격 급락 여파로 백금(-19.18%), 팔라듐(-15.7%) 등 다른 귀금속도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인 인물을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던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비둘기파로 알려진 워시 전 이사가 후보자로 최종 지명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 안팎에선 그동안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 중 금융권의 신망이 가장 두터운 워시 전 이사를 가장 ‘안전한 선택’으로 꼽아 왔다.
워시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조에 동조하고 있지만, 그가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인 성향을 보여온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헤이든 휴즈 토크나이즈캐피털 파트너는 블룸버그 통신에 “워시는 너무 빨리 (금리를) 낮추는 것의 위험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정통 경제학자”라고 평가했다.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09포인트(0.36%) 밀린 4만 8892.4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98포인트(0.43%) 내린 6939.03, 나스닥 종합지수는 223.30포인트(0.94%) 떨어진 2만 3461.82에 장을 마쳤다.
달러화 가치 역시 반등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8% 상승했다.
가상화폐도 휘청이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24시간 전과 견줘 약 5% 하락한 7만 8309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 6210.5달러와 비교하면 약 38% 하락한 수치다. 역시 워시 전 이사의 연준 후보자 최종 지명과 함께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등 수급 불안도 가상화폐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2개는 3개월 연속 자산 순유출을 기록 중이며, 이 기간 빠져나간 자금은 약 57억 달러(약 8조 1600억 원)에 달한다.
한편 금 가격은 지난해 1년간 약 65% 상승했으나, 비트코인은 약 6% 하락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