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친형 살인’ 항소심 7년으로 ‘감형’… 국민참여재판 1심선 ‘징역 10년’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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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60대 남성에 징역 7년 선고
“살아온 이력, 유족 선처 탄원 등 고려”
국민참여재판 1심에선 징역 10년 결론

부산고법 청사. 부산일보DB 부산고법 청사. 부산일보DB

뇌병변을 앓은 친형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7년으로 감형됐다. 앞서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그는 부산으로 친형을 데리고 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의견을 존중해도 형이 무겁다고 판단된다”며 감형 판결을 내렸다.

5일 부산고법 형사1부(김주호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내용과 경위, 수단과 결과 등을 고려했을 때 무거운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A 씨와 그 가족이 살아온 이력과 유족들이 선처를 지속적으로 탄원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 형량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의견을 존중한다 해도 형이 무겁다”며 감형 판결을 내렸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4월 19일 오후 부산 사하구 감천동 집에서 친형인 70대 남성 B 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형도 힘들고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 그만 사십시오”라고 말하며 B 씨에게 안방에 가서 자라고 했고, 혼자 술을 마시다 ‘형이 삶을 연명하는 게 무익하다’는 생각에 안방으로 들어가 형을 죽였다고 진술했다.

2006년 뇌병변 장애 판정을 받은 B 씨는 강원도 인제군에서 홀로 살고 있었다. A 씨는 지난해 4월 B 씨를 부산으로 데려와 동거를 시작했지만, 인지 능력이 낮은 B 씨는 사건 전날과 당일 연이어 길을 잃어 집으로 어렵게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원심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 변호인은 “A 씨가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증을 앓았고, 2024년 12월과 지난해 2월 이혼과 실직을 겪으며 증상이 악화됐다”고 했다. 이어 “B 씨를 부산에 데려온 후 피부과 진료를 받게 하고, 본인 돈으로 대장과 위내시경 검사까지 해준 상태였다”며 “A 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검찰은 A 씨가 화가 난다는 이유로 형을 죽였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A 씨는 2주 정도 같이 산 B 씨가 사회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결국 화를 참지 못해 형을 살해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원심에서 검찰은 참작할 동기가 없는 ‘보통 동기 살인’이라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A 씨 측은 “평소 둘 사이에 갈등이 없었고, 순간적으로 일어난 우발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A 씨 딸 등은 재판부에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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