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이 부른 세대 격차…청년층 울고, 중장년층 웃는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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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가격 ‘자산 효과’ 상반된 분석
젊은층 소비·후생 감소
50대 이상 고령층만 증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주택 가격이 오르면 나타나는 이른바 ‘자산 효과’(Wealth effect)에 의해 소비나 후생이 개선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상반된 분석이 제시돼 주목된다. 집값 상승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청년층의 살림살이는 팍팍해지는 반면 중장년층은 여유로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택 가격 상승의 부정적 영향은 청년층과 같은 취약계층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먼저 가계금융복지조사 미시데이터를 활용해 실증 분석한 결과, 40세 이하 젊은층 가운데 무주택자 그룹의 가계 평균 소비성향 하락세가 두드러진 점을 확인했다. 이는 자산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한 젊은층이 향후 주택 구매를 위해 저축을 늘리는 ‘투자 효과’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령대별 패널회귀분석 결과를 볼 때도 주택 가격 상승 시 50세 미만 가계의 소비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주진철 한은 금융모형팀 차장은 “주택 가격이 1퍼센트(%) 상승할 경우 소비가 몇% 변하는지를 의미하는 소비의 주택 가격 탄력성을 살펴보면, 50세 미만의 경우 -0.2%에서 -0.3% 내외의 값을 나타냈다”며 “젊은층의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50세 이상에서는 그 값이 0에 가깝고 통계적 유의성이 낮았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더 나아가 구조 모형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주택 가격 상승 시 가계의 경제적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여기서 경제적 후생이란 비(非)주거 소비 지출, 주거 서비스 소비, 유증에 따른 만족감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한은은 이를 소비 지출 증감으로 환산해 측정했다.

후생이 1% 감소했다는 것은 소비를 1% 줄이는 만큼의 효용 감소를 의미한다. 그 결과, 주택 가격이 5% 오를 때 50세 미만 가계의 후생은 0.23%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의 후생은 0.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미 주택을 보유한 유주택자라도 50세 미만의 경우 후생이 감소했다. 그 기여도는 -0.09%포인트(P)로, 50세 미만 후생 감소분 -0.23%의 약 40%를 차지했다.

주 차장은 “젊은층의 후생 감소는 무주택자가 향후 주택 구매를 위해 저축을 늘리는 투자 효과와 유주택자가 대출을 늘리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소비를 줄이는 저량 효과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젊은 유주택자는 상당수가 1주택에 자가 거주자나 저가 주택 보유자인데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 주거 사다리 상향 이동 유인이 강해 투자 효과와 저량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장년·고령층은 주거 사다리 상향 이동 유인이 크지 않고, 유주택자나 다주택자 비중이 높아 자산 효과가 우세한 영향으로 후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를 설명했다. 한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주택 가격 상승은 청년층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 기반 약화에 더해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한 청년층의 만혼, 저출산 등 우리 경제 구조적 문제의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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