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픽] 이유진 개인전-시시콜콜한 익명의 교환 일기
낭만시간연구소 3월 8일까지
리서치 기반, 삶의 흔적 탐구
영상, 설치 등 신작 13점 전시
지난해 2월 동아대 현대미술학과를 졸업한 2002년생 작가이다. 매년 청년 작가의 첫 출발을 응원하며 개인전을 지원해 온 낭만시간연구소는 이번에 새파란 작가 공모 프로젝트 제3탄 ‘2026 낭만! 처음, 전시’ 두 번째 주자로 이유진 작가를 뽑았다.
이 작가는 지역 리서치를 기반으로, 공간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불특정한 대상 기저에 남아 있는 삶의 흔적을 탐구하는 설치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부산 가덕도와 영도, 일본 하마마쓰를 주요 리서치 거점으로 삼았다. 지난 한 해 동안 꽤 여러 곳에서 그의 이름을 내건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총 13점이 출품되며, 모두 2026년 신작이다.
이유진 개인전 '시시콜콜한 익명의 교환 일기' 전시 전경. 낭만시간연구소 제공
지난 21일 시작된 이번 개인전은 18명의 익명 응답자로부터 수집한 사적인 문장과 감정의 단서에서 출발해, 믿음과 의심이 반복되는 동시대의 심리 구조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시시콜콜한 익명의 교환 일기’를 선보이고 있다. 관객 참여형 작업으로, 누가 어떤 이야기를 적는가에 따라 전시는 미세하게 변주된다.
이유진, 맹신 (+1)과 불신(-1), 2026. PVC 파이프, 흙, 아크릴 구아슈. 낭만시간연구소 제공
또한 전시장에는 하루 24시간을 24분으로 압축한 영상 작업이 반복 상영된다. 작가는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시간 1분씩 촬영을 진행했다. 오프닝과 엔딩 없이 무한 반복되는 구조로 구성해 관람객은 시작과 끝을 특정할 수 없다. 이는 삶이 특정 기점 없이 지속되는 시간의 감각을 환기한다. 설치 작업에서는 두 개의 파이프가 각각 맹신(+1)과 불신(-1)의 주체로 등장하고, 그 사이의 벽은 평온한 상태 ‘0’을 의미한다.
3월 1일 오후 5시에는 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전시는 3월 8일까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30분(휴관일 없음).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