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수산업, 대안은 수산진흥공사 설립”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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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0일 창립 촉구 결의대회
선박 현대화 등 거대 자본 필요
리스크 커 민간 자본 못 들어와
공공기관 주도 지원 체계 절실

지난 23일 오전 국내 고등어 어획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대형선망 어선들이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에서 출항해 먼 바다로 나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 23일 오전 국내 고등어 어획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대형선망 어선들이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에서 출항해 먼 바다로 나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연근해 수산자원 감소와 어촌 소멸 등 위기에 처한 수산업계가 이를 타계할 대안으로 ‘수산진흥공사’ 설립에 힘을 모으고 있다. 친환경 선박 교체, 스마트 양식 등 전환점에 서 있는 수산업계가 지속가능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산 전담 실행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산진흥공사추진위(이하 추진위)는 다음 달 10일 부산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해양수산부 부산시대 개막 기념 수산진흥공사 설립 추진 공동선언대회’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공동선언대회에는 전국 수산업계 관계자 3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수산업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어장 변화, 친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 전환 등 대규모 수산업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같은 ‘특화 금융 지원 기관’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해수부가 현재 선복량(배의 크기) 제한을 해제하면서, 선내 선원들의 복지 공간을 마련하고 어선 복원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선박을 개조하는 등 선박 현대화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선주들은 이에 대한 큰 자금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내항상선 해양사고 경감방안 연구’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으로 노후 선박은 전체 선박의 68.8%로, 특히 선령이 24년을 초과하는 초고령 선박을 포함할 경우 이 비율은 86.8%에 이른다. KMI는 이 같은 선박 노후화가 승선 매력도를 낮춰, 신규 인력 유입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로선 수산업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민간 자본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므로, 공공기관이 나서서 자부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공사 설립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K푸드 열풍에 발맞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위판장과 가공시설 등 후방산업에 대한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뒤따르는 대규모 자본 확보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수산업 육성 정책이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어, 정책의 중복과 공백이 수산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현재 수산업과 관련된 생산, 마케팅, 인증 등의 업무가 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공단(FIRA), 수협 등 여러 기관으로 쪼개져 있는 식이다.

추진위 측은 수산진흥공사가 신규 어선 도입을 위한 어선 금융, 근대어선 현대화 펀드, 민간 금융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연송 부산공동어시장 대표는 “수산업은 단순히 경제적 가치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 보존하고 육성해야 할 식량 전략 사업이자 식량 주권 산업”이라며 “과거 해운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해 산업을 지원하고 큰 역할을 했던 성공 사례가 있는 만큼, 수산업 역시 늦었지만 이같은 금융·정책 지원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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