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후려치기’ 쿠팡에 22억 과징금…‘솜방망이’ 한계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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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납품가 인하 강요·물품대금 2809억 늑장지급
공정위, 피해액 산정 못해 정액과징금 적용 한계
시민단체 “동시다발 불법행위…징벌적 과징금 필요”

조원식 공정거래위원회 유통대리점조사과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제재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원식 공정거래위원회 유통대리점조사과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제재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랭위원회가 온라인 쇼핑업계 1위 사업자인 쿠팡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갑질 등 불공정행위를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목표 마진을 달성 하기 위해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부담 등을 요구해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억 85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쿠팡은 2020년 1월∼2022년 10월 납품업자가 쿠팡에 보장해야 할 순수상품판매이익률(PPM) 목표치를 정하고, 실적이 목표에 미달하면 납품업자와 납품가격 인하를 협의하거나 납품가격을 인하하도록 요구했다. 같은 기간 쿠팡은 매출총이익률(GM)을 정하고 실적이 목표에 미달하는 경우 납품업자에게 광고비, 쿠팡체험단 프로그램수수료, 프리미엄 데이터 수수료 등(이하 광고비 등)을 부담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은 목표치나 납품가 인하를 협의하는 과정, 광고비 등의 부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상품 발주를 중단 또는 축소하거나 이를 암시·예고하며 납품업자를 압박하기도 했다.

납품 대금을 제때 주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쿠팡은 2021년 10월 21일∼2024년 6월 30일 이뤄진 2만 5715개 납품업자와의 50만 8752건의 직매입거래에서 상품대금 2809억여 원을 법정기한을 넘겨 지급했고, 지연이자 8억 5000여만 원은 지급하지 않았다.


서울의 한 쿠팡 캠프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쿠팡 캠프 모습. 연합뉴스

다만, 공정위는 납품업체가 입은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산정하지 못했다. 이에따라 공정위는 납품가 인하와 광고비 등을 부담시킨 행위에 정액 과징금을 적용했다.

공정위는 납품가 인하와 광고비 등을 부담시킨 행위에 정액 과징금을 적용하되 법정 상한인 5억 원을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이렇게 산정한 10억 원과 납품대금 지연지급 및 이자 미지급에 대한 과징금 등을 합해 과징금 총액을 21억 8500만 원으로 결정했다.

이 같은 과징금은 쿠팡의 사업 규모에 비춰보면 미미하다. 쿠팡의 매출액은 2022년에 25조 7685억 원, 2023년 30조 6640억 원, 2024년 36조 1276억 원 수준이었다.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의 순위를 위로 끌어올리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보고 공정위가 2024년에 과징금 1628억 원을 부과한 적이 있는데, 이번 과징금은 초라한 수준이다. 쿠팡이 납품업자들에게 광고비 등을 강요한 행위를 제재하며 2021년에 부과한 과징금(약 33억 원)에도 못 미친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2021년 9월에도 쿠팡은 납품업자에게 경쟁사 판매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판촉비를 전가하는 것은 물론, 기본계약에 없는 판매장려금을 징수한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32억 9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며 “이러한 반복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징벌적 과징금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쿠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쿠팡은 판매가격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직접 부담하고 있다"며 "손실 보전을 위해 납품업자에 광고 등을 강요하거나 부당한 발주 중단 등을 한 사실이 없으며, 회사 정책상 엄격히 금지돼 있다. 법원 절차를 통해 회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해 나갈 예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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