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 “조건부 자율주행 강행” vs 독 “개발 사실상 중단”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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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 놓고 엇갈린 행보

테슬라·현대차는 도입 박차
로보택시 서비스에 적용 계획
BMW·벤츠, 차량 비용 증가
사고 시 법적 책임 부담 한몫

고도화된 ‘레벨3’ 자율주행차 도입을 놓고 업체들이 엇갈린 전략을 펴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에 공급하게 될 현대차 ‘아이오닉 5’ 자율주행 로보택시(위쪽)와 레벨3로 자율주행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현대차·벤츠코리아 제공 고도화된 ‘레벨3’ 자율주행차 도입을 놓고 업체들이 엇갈린 전략을 펴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에 공급하게 될 현대차 ‘아이오닉 5’ 자율주행 로보택시(위쪽)와 레벨3로 자율주행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현대차·벤츠코리아 제공

고도화된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3’ 도입을 둘러싸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서로 엇갈린 전략을 펴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독일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요 부족과 비용, 사고 시 법적 책임 문제 등을 이유로 레벨3 기술 개발을 사실상 중단하기로 한 것과는 달리, 미국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완성차 업체들은 이를 강행하고 있다.

3일 독일 매체 아우토모빌보헤에 따르면 BMW와 벤츠는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최신 모델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사고 발생 시 완성차 제조사가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레벨3는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가 전방 주시 의무를 면제받는 ‘조건부 자율주행’을 의미한다.

BMW는 다음 달 말 공개할 7시리즈 부분변경 모델에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인 ‘퍼스널 파일럿’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레벨3보다 한 단계 낮은 ‘레벨2++’ 수준의 신규 운전자 보조 시스템 ‘모터웨이 어시스턴트’로 대체하기로 했다.

벤츠도 2026년형 S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에서 레벨3 단계인 ‘드라이브 파일럿’을 사실상 중단하고, 레벨2++ 시스템(MB.드라이브 어시스트 프로)으로 방향을 돌렸다. 스텔란티스도 지난해 8월 출시 기술개발이 거의 완료됐다고 했던 레벨3 ‘오토드라이브’를 철회했다.

이처럼 유럽 업체들이 레벨3를 포기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7시리즈와 S클래스에 적용하기로 했던 레벨3 시스템은 고가의 라이다 센서 등을 탑재해야 했고, 고속도로 저속 구간 등 제한된 상황에서만 작동했다”면서 “레벨3를 도입할 경우 대당 1000만 원 가량 차값에 부담이 되는 데다 사고 시 법적 책임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레벨3보다 한 단계 낮은 시스템을 도입하면 비용이 700만~800만 원 줄어든다”고 했다.

이런 유럽 쪽 분위기와는 달리 미국 업체들은 로보택시 등에서 레벨3 도입을 진행 중이다.

테슬라는 이미 자율주행용 FSD 칩을 자체 설계해 차량에 탑재하고 있으며, 차세대 AI(인공지능) 칩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포드는 2028년을 목표로 자체 개발한 레벨3 시스템을 보급형 전기 픽업에 옵션 형태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제너럴 모터스(GM)도 2028년부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시선 이탈이 가능한 레벨3 주행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를 영입하면서 자율주행 사업에 재시동을 걸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 가속화를 위해 AVP 본부와 자회사인 포티투닷, 모셔널 간 협업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자율주행 분야 경력 개발자 50여 명에 대한 채용 공고도 냈다.

모셔널은 올해 말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선보인다. 모셔널은 2018년부터 미국과 싱가포르 등 주요 도시에서 시범운영을 진행하며 상용화 기반을 구축해 왔다.

특히 구글 자율주행업체 웨이모가 최근 6세대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차량 운행을 시작해 협업관계인 현대차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 양산 일정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라대 최영석(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레벨3 도입 시 사고에 따른 법적 문제가 있어서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테슬라 등 미국산 자동차나 현대차의 경우 로보택시라는 서비스 분야에 많은 돈을 투자한 상황에서 로보택시에 한해 레벨3 이상 기술을 도입하려는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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