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항 중단 장기화 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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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 ‘호르무즈 해상운송 봉쇄 영향과 대응’ 보고서
선복부족·운임상승 압력 심화로 국내산업 부담↑
유가 20달러 상승 시 韓성장률 0.45%P↓·물가 0.6%P↑
“해상운송 교란·공급망 위기 대비한 단기·중장기 전략 병행헤야”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중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선언한 가운데 9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서 갤럭시 글로브 벌크선과 루오지아샨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중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선언한 가운데 9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서 갤럭시 글로브 벌크선과 루오지아샨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KMI 제공 KMI 제공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일본, 인도 등 주변국들이 비상 상황에 배응해 비축, 조달선 다변화, 자국 우선 공급체계 구축 등을 병행해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해상운송 교란 및 에너지 공급망 위기에 대비한 단기·중장기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10일 동향분석 자료로 낸 ‘호르무즈 해협 해상운송 봉쇄에 따른 영향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량은 평시 대비 90% 이상 급감했으며, 이에 따라 해상운임 보험료 연료가격 등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해상운송 비용 충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KMI가 인용한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원유 공급 충격으로 인한 국제유가 10% 상승 시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약 0.1~0.25%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0.3~0.4%포인트(P)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중동 정세 혼란으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5%P 하락하고 소비자 물가는 0.6%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는 임금과 실질소득은 정체 또는 감소하는 스크루플레이션과 함께 중동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고착화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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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향후 중동산 에너지의 대체 조달 수요가 서아프리카 미주 등 장거리 항로로 이동할 경우 톤마일 수요 증가로 선복 부족 및 운임 상승 압력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해상 공급망 교란은 경제성장률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화학, 전력, 철강, 자동차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국가 핵심산업을 구성하고 있어 에너지 수급 문제와 유가 상승에 대한 경제적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4%,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초크포인트(Choke Point·요충지)’이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중동산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매일 평균 1척의 초대형원유운반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국내에 입항하고 있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가 산업 전반에 영향은 불가피할것으로 예상된다고 KMI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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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주요국들은 비상 상황에 대응해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며 “일본은 LNG 포트폴리오 재배치, 화물 스왑 등을 통해 비상시 추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으며, 인도는 러시아산을 포함한 대체 원유 도입 확대와 수입선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역시 러시아산 원유 활용 확대와 자국 내 석유제품 수급 통제를 통해 충격 완화에 나서는 등 주요국들은 비축, 조달선 다변화, 자국 우선 공급체계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시 단기적 대응과 중장기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사우디 동 -서 파이프라인, 아랍에미리트(UAE) 우회 경로 등 제한적 대체 인프라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에 근거해 원유 및 LNG의 대체 조달과 우회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형 전략적 잉여 LNG 제도 도입과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비상시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에너지 공급망 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에 대비해 우회 항로, 대체 조달망, 복합운송 네트워크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공급망 안보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로 영향을 받는 컨테이너선은 약 170척(45만 TEU)으로 추산되며, 이는 글로벌 전체 선복량의 약 수준 1.4%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대(對)중동 컨테이너 물동량은 연간 약 20만 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분) 수준으로, 전체 물동량 대비 비중(1% 미만)이 낮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이 호르무즈 통과 중단 및 관련 항로 서비스를 중단함에 따라 향후 대체

항만으로 이동 및 화물 적체 증가에 따른 싱가포르 등 주요 컨테이너 환적항에서의 적체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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