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도권으로 집값 상승세 확산 가능…통화정책 중립”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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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분석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 최근 주택 가격과 가계대출의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된 상태라고 12일 진단했다. 또 중동 사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통화정책에 있어 신중한 중립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한은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 거시건전성 규제 영향으로 둔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수도권 주택가격은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최근 다소 둔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첫 번째 상방 리스크로 “서울 핵심지에 집중됐던 상승세가 여타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지목했다. 지난해 주택시장 과열 양상과 다르게 올해 들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 핵심지보다 서울 다른 지역이나 경기 주요 지역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은은 또 중·저가 중심의 주택 거래가 늘어날 경우 주택담보대출 수요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주택 거래 중 1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들 주택의 대출 유발 규모가 15억 원 초과 주택보다 큰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 가격 상승세 확대가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수요를 자극하고 주택 매매 가격 하락을 제약해 향후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방 리스크로는 대출 금리 상승을 꼽았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이후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역시 상당 폭 높아져 가계 차입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 표명과 관련 정책 추진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 반전, 금융권의 총량 관리 목표 강화 등도 하방 리스크로 언급했다.

한은은 또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특정 방향으로 기대를 형성하기보다, 대내외 여건 변화와 경제지표 등을 지켜보면서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최근 경제 여건을 보면, 3월 들어 중동지역 분쟁에 따른 대외 환경 급변으로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황 위원은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관했다.

세부적으로는 물가·성장 경로와 관련해 “미국 관세정책 변화,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반도체 경기, 최근 부각된 중동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의 전개 양상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한국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서는 “적어도 올해까지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수요로 촉발된 이번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 국면은 200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흐름”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반도체 수요는 AI 산업 성장에 따라 구조적으로 확대됐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고성능 반도체(HBM)뿐 아니라 학습·생성 결과를 반복적으로 저장·호출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수요도 확대된 점이 특징이다. 소위 '피지컬 AI'나 '에이전틱 AI'의 확산으로 저전력, 맞춤형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등 수요 구조 다변화도 진행되고 있다.

한은은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선제 투자를 늘림에 따라 “최소 2027년까지는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증설, 전력·송전망 확충에 나선 가운데 주요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에너지 인프라 확대 추진은 이들 투자의 지속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신규 공장 증설 등에도 실질적인 공급 확대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한은 전망이다.

다만 한은은 "AI 투자 조정, 기술 변화와 경쟁 구도의 급격한 전환으로 수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전개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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