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려면 음식과 어울리게… ‘페어링 붐’ [비즈앤피플]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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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주류 소비량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전통주, 사케, 논알코올 시장은 성장세다. 적은 양이지만 맛있는 음식과 곁들여 제대로 즐기자는 이른바, 경험형 소비가 뜨면서 주류 시장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12일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통주 출고 금액은 2020년 630억 원에서 2023년 1480억 원으로 13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통주 출고량 역시 80% 늘었다.

사케 소비도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사케 수입량은 전년 대비 11.8% 신장한 5417t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통주와 사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건 페어링(맛 조합) 문화가 주류 시장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술만 마시기보다 어떤 술이 어떤 음식과 함께했을 때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외식업체들이 특정 주류와의 궁합을 내세운 페어링 코스를 선보이고,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앞다투어 주류 특화 매장을 늘리는 현상도 이와 맥이 같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류 시장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경험형 페어링”이라면서 “와인이나 위스키에 한정됐던 페어링 문화가 고급 증류주, 전통주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버 큐리어스 트렌드로 인해 무·비알코올(논알코올)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무알코올은 알코올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을, 비알코올은 1% 미만의 알코올이 들어간 제품을 말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415억 원 수준이던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23년 644억 원으로 55.2% 성장했다. 이 시장은 내년 946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일반 주류 시장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지만, 매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주류 업체들도 이에 맞춰 논알코올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무알코올 음료 ‘카스 올 제로’를 출시했다. 알코올·당류·칼로리·글루텐 등을 빼면서도 라거 맥주 특유의 청량감과 탄산감을 구현했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는 기존 카스 0.0, 카스 레몬스퀴즈 0.0에 더해 논알코올 라인업을 확장했다.

하이트진로도 하이트제로 0.00, 하이트제로 0.00 포멜로, 하이트 논알콜릭 0.7% 등을 판매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하이트진로는 ‘테라 제로’ 상표를 출원했다. 상표가 적용되는 지정 상품이 무알코올 맥주, 비알코올성 맥주 등인 만큼 테라 브랜드의 논알코올 맥주 출시를 준비 중에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초 논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논알콜릭’을 출시하고 시장을 공략 중이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2024년 5월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통과로 식당에서도 무알코올·논알코올 주류 공급이 가능해져 오프라인 판매 경로가 개방됐다”면서 “MZ세대 중심으로 알코올 섭취를 최소로 하고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소버 라이프’가 확산되고 있지만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수요층을 대체하지 못하는 점은 한계”라고 평가했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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