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선박보험 노출 1.7조…삼성화재·KB손보 가장 커
금감원, 보험사 점검
전쟁 장기화·정산 지연시 유동성 우려
호르무즈해협서 피격된 선박 모습.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사이에 발생한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국내 해상보험 위험 노출(익스포저) 규모는 약 1조 7000억 원으로 파악됐다. 전쟁의 여파로 보험료율 역시 5~10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보험사의 해상보험 보유 규모는 10개 보험사·2개 재보험사를 합쳐 총 1조 6863억 원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원수사는 1조 4619억 원, 재보험사는 2244억 원이다.
통상 선박이나 적하물 보험은 여러 보험사가 공동으로 인수한 뒤, 재보험을 통해 위험을 분산한다. 대상별로는 선박보험이 9796억 원, 적하보험은 7067억 원이다.
삼성화재가 선박보험(2950억 원)과 적하보험(1322억 원)을 합쳐 총 4272억 원으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어 KB손해보험 3328억 원(선박 324억 원·적하 3004억 원), 현대해상 2843억 원(선박 2428억 원·적하 415억 원) 순이었다. 선박보험 가운데 약 2221억 원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인수했다. 이번 집계에는 재보험사의 적하보험 물량은 포함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해역에 체류하는 선박에 적용되는 전쟁보험 약관의 보험료율도 크게 오르고 있다. 통상 0.25% 수준이던 선박보험 보험료율은 전쟁 이후 1∼3%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위험을 보장하는 전쟁 특약의 경우 전쟁이 발생하면 보험사나 재보험사가 72시간 내 기존 계약을 철회하고 전쟁 위험을 반영한 보험료율로 재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때문에 보험사보다 실제 가입자인 선주나 화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해상보험 보유 규모가 전체 보험시장 대비 크지 않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보험사와 해외 재보험사 간 정산이 지연되면 보험사 유동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대규모 보험금 지급으로 보험사의 유동성 부담이 커질 경우 일반계정과 특별계정 간 자금 차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비조치의견서 발급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강민국 의원은 “익스포저만으로도 보험업권에 리스크 요인인데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 금융시장의 재무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익스포저 등 점검 및 관리를 전체 금융업권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