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00원대 돌파(종합)
국제유가 급등 영향
환율 1500원 뉴노멀 관측
원달러 환율이 3.8원 오른 1497.5원에 거래를 마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치솟자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장중 1500원을 돌파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환율 1500원이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501.0원으로 출발했다. 환율이 주간 거래에서 장중 1500원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장중 고가 1500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야간거래에서는 지난 4일 장중 1505.8원까지 올랐고, 지난 12일에도 장중 1500원을 넘겼다. 하지만 야간거래는 거래량이 많이 않은 특성상 변동성이 큰 점을 감안해야 한다.
환율 상승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고, 미국이 하르그 섬 군사시설 타격과 점령 가능성 등을 시사하는 등 중동 정세가 가라앉을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이날 오전 7시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뒤 오후 3시 50분 기준 97.78달러를 기록했다.
환율은 국제유가 영향에 1500원을 돌파하며 출발했으나, 개장 직후 상승폭을 빠르게 반납하며 1491.8원까지 하락했다. 1500원선에서 당국 개입 경계감이 커지고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더해진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후 다시 올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497.5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유가 흐름에 따라 언제든 1500원을 재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낙원 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100불선을 유지할 경우 환율도 1500원에 안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위험회피 심리 확산에 달러인덱스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4일 장중 100.537까지 올랐다. 달러인덱스가 100.5를 넘은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과 이란 사이 전쟁이 시작 이후 10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6조 1389억 원을 순매도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