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로켓배송 허들 높인 쿠팡…묘수일까, 자충수일까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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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주문 금액 기준 변경…내달부터 적용
업계 수익성 개선 차원 해석…이용자 이탈 우려도

서울 시내에 있는 쿠팡의 배송차량.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있는 쿠팡의 배송차량. 연합뉴스

국내 이커머스 1위 쿠팡이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송의 문턱을 사실상 높이기로 결정하면서 업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는 쿠팡이 유료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본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용자 이탈 우려도 나온다.

18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내달 중순 이후부터 로켓배송 상품(판매자 로켓 포함)의 무료 배송 최소 주문 금액 기준을 변경한다. 변경안의 핵심은 ‘쿠폰 및 즉시 할인 적용 후 금액’이 1만9800원을 넘어야 무료 로켓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쿠폰이나 즉시 할인을 받기 전의 상품 가액이 1만9800원 이상이면 실제 결제 금액이 그보다 낮아지더라도 무료 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책 변경으로 인해 소비자는 할인 후 최종 결제 금액을 1만9800원 이상에 맞춰야만 배송비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이번 무료 배송 정책 변경은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월 7890원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와우 회원들은 기존처럼 최소 주문 금액 제한 없이 무료로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쿠팡은 이번 무료 배송 최소 주문 금액 기준 변경에 대해 상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판매자 로켓’ 상품의 경우 입점 판매자가 직접 가격을 결정하는데, 일부 판매자는 일부러 판매가를 높게 설정한 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무료 배송 기준을 충족하는 식으로 주문을 유도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일부 판매자들의 부당 행위로부터 선량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쿠팡의 이번 조치에 대해 업계는 쿠팡이 유료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장바구니에 담아야 할 상품의 총액은 이전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연매출 49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대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영업이익률은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쿠팡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38%로 국내 주요 유통·플랫폼 기업 가운데 가장 낮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영향을 받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0.09%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이번 결정이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물가 속에서 배송비 허들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이용자 거부감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이용자 이탈을 한 차례 겪은 만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G마켓 등으로 추가적인 이용자 이탈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312만3043명으로 전월 대비 0.2% 줄었다. 반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2월 MAU는 750만7066명으로 전월 대비 5.9% 늘었고 같은 기간 G마켓(696만2774명)도 2.4%의 증가율을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충성도가 높은 와우 회원 중심의 락인효과는 강화되겠지만 가격에 민감한 실속형 소비자 성향의 일반 고객들은 네이버 등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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