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본선행 확정한 김상욱…민주 지지층 ‘몰아주기’ 이유는
국힘서 갓 넘어왔지만, 1차 경선서 과반 얻어 후보 확정
이 대통령, 청와대로 불러 ‘체급’ 키운 이선호 압도
승리 위해 경쟁력 높다 판단한 김상욱에 전략적 몰표 준 듯
다만, 본선서 혹독한 정체성 검증, 단일화 고개 넘어야
2026년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예비후보에 출마한 김상욱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열린 울산시장 예비후보 토론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1차 경선에서 김상욱 후보가 과반을 차지하며 본선행을 확정지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2·3 비상계엄 정국을 계기로 국민의힘에서 당적을 옮긴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김 후보가 민주당원과 지지층의 압도적 선택을 받은 이례적인 결과라는 점에서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8∼20일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각 50%씩 반영해 진행한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얻어 결선 없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김 후보가 최근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긴 했지만, 1차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결론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김 후보를 둘러싼 ‘정체성’ 논란이 적지 않았다. 김 후보는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당적으로 초선 의원이 됐고, 비상계엄과 탄핵 이전까지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지역 민주당 일각에서는 “그전까지 ‘민주당 독재’를 외치다가 당을 옮긴지 1년도 되지 않아 그 당의 시장 후보로 나설 수가 있느냐”고 반발했다. 상대 후보들도 ‘노란봉투법’ 반대 등 민주당 추진 정책을 반대한 김 후보의 전력을 거론하며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공세를 폈다. 김 후보는 또 경선 과정에서 대부업체 사내이사 등재와 금품수수 의혹을 둘러싼 허위 해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사실 김 후보가 나서기 전만 해도 지역 민주당에서는 울산시장 후보로 이선호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이 전 비서관의 발탁 역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통령의 부·울·경(PK) 지방권력 탈환 전략의 일환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의 압승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후보를 향한 당 지지층 특유의 ‘전략적 몰아주기’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 반대 투쟁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쌓았고, 40대 중반의 젊은 후보로 60대 후반인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과의 본선 경쟁에서 ‘변화’를 앞세울 수 있다. 민주당 지지층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인 전재수 후보나, ‘드루킹 사건’으로 경남지사를 중도에 그만둔 김경수 후보에게도 압도적 지지를 몰아주고 있다.
다만 김 후보의 이런 장점이 본선에서도 단점을 가릴 정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정체성 혼란이나 당내 경선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도덕성 이슈는 본선에서 더 강하게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는 김 의원을 가리켜 “배신자”라고 직격하면서 “김 후보에 대한 지역 여론이 극도로 나쁘다”고 벼르고 있다. 울산 여당의 필승 전략인 진보정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도 변수다.
현역 국회의원인 김 후보가 울산시장 후보로 확정되면서 김 후보 지역구인 울산 남구갑도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전은수 청와대 부대변인 등이, 국민의힘에서는 김태규 현 당협위원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는 인천 계양을, 경기 안산갑, 경기 평택을, 충남 아산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5곳에서 1곳이 더 늘어나 총 6곳이 됐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