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화재 사망자만 14명… 불법 증축이 인명 손실 키웠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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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화재 피해 확대 배경은

자동차 부품 제조사 ‘안전공업’
공장 내 화학 물질로 진화 난관
무허가 복층 헬스장서 9명 사망
창문 작고 통로 좁아 대피 못 해

22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아들 이름이 적힌 위패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아들 이름이 적힌 위패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대덕구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불이 나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불은 10시간 30분 만에 꺼졌는데 사망자 대다수가 무허가 복층 공간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께 대전 대덕구의 자동차 부품 제조사 안전공업 공장에서 불이 났다.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중상 25명, 경상 35명 등 60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2명은 진압 과정에 투입된 소방관이다.

불은 신고 접수 10시간 30여 분이 지난 이날 오후 11시 48분 완전히 진압됐다. 국가소방동원령이 5차례에 걸쳐 발령될 정도로 화재 규모가 컸다. 소방에 따르면 공장 내부에 리튬 등 물에 닿으면 폭발하는 ‘물 반응성’ 화학물질이 있어 초기 진화 작업이 어려움을 겪었다.

숨진 희생자 14명은 화재 직후 대피하지 못하고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소방은 불이 대부분 꺼진 20일 오후 10시 50분께부터 건물 내부에 진입해 다음 날 오후까지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가 모두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수색 28시간 만인 21일 오후 5시께 수색이 종료됐다.

사망자 가운데 9명은 공장 2층에 마련된 헬스장에서 발견됐다. 평소 직원들이 쉬는 시간 휴식을 취하던 곳으로 도면에 없는 무허가 복층 구조 공간이었다. 해당 공간은 층고가 약 5.5m로 높아 임의로 층을 나눠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헬스장 공간의 취약한 구조가 대규모 인명 피해의 원인이 됐다. 헬스장은 창문이 작고 한쪽밖에 없는 데다가 외부로 통하는 통로도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와 열기가 빠르게 확산하더라도 대피가 어려운 구조다. 특히 화재 당시는 점심시간이어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직원 대부분이 무방비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 대덕구청 관계자는 “헬스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창 부분에 별도로 계단을 만들어 올라가지 않았는지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은 1층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화재로 발생한 검은 연기는 2~3층으로 급속도로 번졌다. 소방은 가공 공정에 사용하는 절삭유 등이 건물 곳곳에 묻어 있어 확산이 빨랐던 것으로 분석한다.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이사는 22일 대전시청 1층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에게 사죄했다. 손 대표는 ‘헬스장을 불법 증축한 게 맞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손 대표는 전날 안전공업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고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다치신 모든 분과 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피해를 본 분들과 유가족 여러분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끔 필요한 지원과 피해 복구에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찰과 검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자세한 화재 원인 등을 수사하고 있고, 관계 기관도 합동 감식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화재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되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 불법 증개축 문제 등 건축물 안전관리 실태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화재 현장을 찾은 직후 SNS에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전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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