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새로 뽑은 HMM, 부산 이전에 힘 실었다
26일 주총서 부산·산은 출신 선임
지역과 소통·산은 가교 역할 기대
본사 이전 정관 변경 작업에 우군
5월 임시 주총서 안건 상정할 듯
HMM 최원혁 대표이사가 26일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HMM 제공
정부 주도로 부산 본사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인 HMM에 부산 학계 인사와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 출신의 사외이사가 합류했다. 이사회가 재편되면서 본사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 작업이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부산 이전에 반대하며 총파업까지 내건 노조원들은 “회사가 정치적 목적에 이용된다”며 주총장에서도 반발을 이어갔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파크1에서 제5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주총의 쟁점은 부산대 박희진 부교수와 법무법인 세종의 안양수 전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선이 부산 이전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부산 지역 학계 인사인 박 부교수는 본사 이전 과정에서 지역 사회와의 소통 창구 기능을 맡고, 산업은행 부행장과 KDB생명 사장을 지낸 안 고문은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의 가교 역할을 하며 부산 이전에 힘을 실어줄 것이 분석이다.
올해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3명 중 이번 주총에서는 2명만 신규 선임됐다. 이에 따라 HMM 이사회는 기존 6명에서 최원혁 대표이사, 이정엽 부사장, 서근우 사외이사를 포함한 5명 체제로 축소 운영된다. 이사회 인원 감소에 따라 향후 주요 안건의 의결 구조도 부산 이전에 유리하게 됐다. 기존 6인 체제에서는 안건 가결에 4명의 찬성이 필요했지만, 5인 체제에서는 3명만 찬성해도 통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HMM이 4월 이사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뒤 5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의 지분율이 70.5%에 달하는 만큼 안건 상정 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HMM 본사 부산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해양수도 육성의 핵심 과제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등도 본사 이전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정책을 총괄하는 해수부, HMM 대주주이자 해운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 본사 역시 부산에 자리하고 있어 정책·산업 간 집적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은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HMM 정성철 육상노조위원장은 이번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6월 지방선거 전 본사 이전을 마무리하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행동이 아닌지 충분히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최원혁 대표는 “회사와 주주에게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HMM 육상노조는 다음 달 2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파업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그동안 입장을 유보해 온 해상노조까지 전날 본사 이전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