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놀이하며 속옷 색까지 통제한 양양 7급 공무원, 징역 1년 8개월에 항소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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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 상대 갑질 의혹을 받는 강원 양양군 소속 7급 운전직 공무원 A 씨. 연합뉴스 환경미화원 상대 갑질 의혹을 받는 강원 양양군 소속 7급 운전직 공무원 A 씨. 연합뉴스

자신과 근무하던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을 한 강원 양양군 공무원이 실형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요, 상습협박, 상습폭행, 모욕 등 혐의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양양군 소속 7급 운전직 공무원 40대 A 씨는"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냈다.

징역 5년을 구형했던 검찰 역시 "형이 가볍다"는 취지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자신이 지휘하던 20대 환경미화원 3명(공무직 1명, 기간제 2명)을 상대로 60차례 강요, 60차례 폭행, 10차례 협박, 7차례 모욕 등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을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소한 불만 등을 이유로 쓰레기 수거 차량을 일부러 먼 곳에 정차해 피해자들이 걷게 하거나 차량을 따라 뛰게 하고, 고의로 천천히 운행해 업무를 지연시키는 등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유 주식 가격이 하락하자 "주가가 원하는 가격이 될 때까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말을 듣지 않으면 제물로 바쳐 밟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주가 상승을 위해 빨간 속옷을 입어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빨간색 속옷 착용 여부를 강제로 보여주게 하는 행위를 반복했고, "주식을 사지 않아서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며 피해자들에게 1인당 100주씩 주식을 매수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또 피해자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다른 피해자들이 폭행하도록 지시하는 이른바 '멍석말이' 방식의 강요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담배꽁초 투척, 비비탄 총 발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십 차례 상습 폭행하거나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검찰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자신보다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을 장기간에 걸쳐 괴롭힌 사안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피해자들이 상당한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엄벌을 탄원하는 점, 장기간에 걸친 범행 기간과 방법 등을 고려해 징역 5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 씨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최후 진술에서 A 씨는 "저로 인해 큰 상처와 고통을 겪으신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공직자로서 부적절하게 행동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피해자들은 직접 엄벌 탄원서를 낭독하며 A 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측은 "피고인은 지위를 이용해 지속적인 욕설과 모욕을 했고, 이유 없이 발로 차거나 물을 뿌리는 등 신체적인 폭력을 행사했다"며 "친구인 저희끼리 서로를 폭행하도록 하는 행동을 강요하는 등 인간으로서 큰 수치심과 굴욕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저에게 직장은 생계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언제 또 모욕과 폭력이 이어질지 모르는 공포의 장소였다"며 "인간으로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존엄과 자존감을 심각하게 훼손당했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횟수, 수법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큰 점, 피해자들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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