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가 폭등에도 지역 경제는 유가·공급망·금융 삼중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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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세업체 많아 중동발 충격 취약
동남권 협력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한국은행 부산본부. 부산일보DB 한국은행 부산본부. 부산일보DB

코스피가 7일 장중 7500선을 처음 넘기는 등 주가가 폭등했지만, 그 온기가 부산 지역 중소기업까지 확산하지 않고 있다. 중동 사태로 촉발된 유가 급등, 공급망 교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복합충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 중소·영세 제조업체와 울산의 석유화학, 경남의 철강·기계 산업 등 동남권 제조업을 지탱하는 2·3차 협력업체의 비중이 크다. 예를 들어 울산 석유화학단지가 고유가 충격을 받으면 그 하중이 납품 사슬을 타고 부산의 영세 하청업체들로 전이되는 구조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이날 발표한 ‘중동 사태가 부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는 지역 산업 생태계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중동 전쟁 전 배럴당 60달러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국제 유가는 중동의 원유 생산과 운송 차질로 인해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100달러 안팎의 고유가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나프타, LPG 등 석유제품 가격 급등에 따른 고무, 플라스틱 분야 지역 중소 석유화학 제조업체들과 울산·경남 산업과 연계된 2·3차 협력업체들의 생산 차질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을 불러온다. 외식·숙박·여가 등 선택적 지출을 줄여 관광을 비롯한 지역 서비스업까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유가 급등에 따른 지역 산업 위축의 파장이 예상보다 큰 것이다.

공급망 충격도 지역 경제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동 사태로 LNG, 알루미늄 등 주요 에너지·산업용 원자재 공급망이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요금 인상이 가시화되면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중동 지역 해상 운송 차질은 주력 산업인 해운·물류업의 연료비와 보험료 상승을 유발한다. 금융 시장에서 환율 상승은 철강, 섬유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비용 압력을 증폭시킨다. 중동발 금리 인상 압박은 미분양 누적 등 영향을 받는 건설·부동산 업종에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역 경제는 중동 사태로 인해 ‘유가·공급망·금융’이란 삼중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지역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해 충격의 파급 영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호황인 자본시장과 침체된 실물 경제의 괴리가 큰 만큼 정부는 취약한 지역 기업의 현실을 세밀하게 살펴서 선제적·맞춤형 지원에 나서야 한다. 지역 산업계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조선·방산·해운 등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은 보고서가 지적한 것처럼 부산은 울산, 경남 등 동남권 광역 협력을 통해 지역 제조업의 신성장 동력과 구조적 대응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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